김정은 사망설에 北 공개활동 사진 보도…관영매체는 접속 장애

정치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1일, AM 11:16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뇌출혈로 사망했다는 소문이 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한 가운데, 북한 관영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사진을 내놨다. 그러나 사진 공개 직후 북한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주요 관영매체와 정부기관 홈페이지에서 대규모 접속 장애가 발생하면서 여러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외무성, 노동신문 등 주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전날에 이어 이날도 간헐적인 접속 장애가 관측됐다. 특히 북한 국가 도메인인 ‘.kp’를 사용하는 웹사이트 40여개가 20일 오전 11시께부터 오후 7시께까지 약 8시간 동안 접속이 불가능하거나 불안정한 상태를 보였다. 이후 상당수 사이트가 복구됐지만 21일에도 일부 장애가 반복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접속 장애는 김 위원장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으로 긴급 이송된 뒤 사망했다는 소문이 해외에서 퍼지는 시점과 겹쳤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는 20일 김 위원장이 전날 평양에서 열린 ‘전국피복, 신발전시회-2026’을 방문했다고 보도하며 관련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현장에는 부인 리설주 여사와 딸 김주애도 동행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김 위원장이 어린이용 운동화와 여성 의류 등 전시품을 살펴보고 관계자들과 대화하는 장면이 담겼다. 김주애가 분홍색 운동화를 들어 보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김 위원장은 전시된 제품들을 둘러보면서 지방공업공장의 생산 성과를 평가하고 품질 개선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전국피복, 신발전시회-2026'을 찾았다고 조선중앙TV가 20일 공개한 장명이다. 김 위원장이 딸 주애가 들어 보이는 분홍색 아동용 운동화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전국피복, 신발전시회-2026'을 찾았다고 조선중앙TV가 20일 공개한 장명이다. 김 위원장이 딸 주애가 들어 보이는 분홍색 아동용 운동화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매체들은 이번 전시회에 270여개 생산 단위에서 의류 7만여점과 신발 17만여켤레가 출품됐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추진해 온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성과를 부각하는 데도 상당한 비중을 뒀다.

북한이 사망설에 대한 직접적인 해명 없이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보도한 것이다. 다만 북한 매체가 밝힌 방문 날짜와 실제 사진 촬영 시점이 일치하는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이번 사망설은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쥔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셰완쥔은 지난 19일 김 위원장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고 혼수상태에 빠졌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 베이징의 협화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치료 과정에서 사망했고 시신이 비밀리에 북한으로 옮겨졌다는 내용도 게시했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딸 주애가 아닌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권력을 장악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김여정은 지난 2월 노동당 9차 대회를 계기로 총무부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셰완쥔은 이 같은 주장을 입증할 의료 기록이나 북한 내부 정보 등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쥔은 중국 당국이 불법 단체로 규정한 중국민주당의 주석을 자처하는 인물로, 과거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망설과 대역설 등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영국 더선과 미국 뉴욕포스트 등은 셰완쥔의 게시물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사망설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는 그동안 우리 정보당국의 주요 관심 대상이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9월 30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현안보고에서 김 위원장의 체중을 140㎏대로 추정하고, 초고도 비만에 따른 질환 고위험군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구축함 시찰 과정에서 계단을 뛰어오르는 등 신체 동작을 무리 없이 수행했으며 전담 의료진의 관리를 받고 있어 뚜렷한 건강 이상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국정원은 당시 김 위원장의 올해 공개활동이 121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고도 보고했다. 비만에 따른 건강 위험이 존재하지만 이를 최근 제기된 뇌출혈이나 사망설의 근거로 볼 수는 없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사망설은 과거에도 제기됐다. 지난 2020년 4월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심혈관계 수술설과 사망설이 확산했다. 그러나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이 공개되면서 사망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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