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용 국무회의 배석 논란…李 "위헌적 억지" 반박에 野 "기가 막혀"

정치

뉴스1,

2026년 October 21일, PM 05:40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10.20 © 뉴스1 허경 기자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을 둘러싼 이재명 대통령과 야권의 공방이 21일에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김 청장의 배석을 문제 삼는 야권에 인공지능(AI) '제미나이'의 답변을 인용해 "위헌적 억지"라고 반박했다. 이에 야권은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를 거듭 제기하며 "이 대통령이 AI 답변으로 국정 운영을 정당화하려 한다"고 재차 비판했다.

전날 국무회의에는 김 청장과 이정현 공소청 검찰총장 직무대행(차장),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배석했다. 특히 중대범죄 수사를 지휘할 김 청장은 첫 국무회의 참석이었다.

이 대통령은 당일 국무회의에서 김 청장에게 네편 내 편을 가리지 말고 중수청의 엄중한 업무 수행을 주문했고, 김 청장은 "중수청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검찰개혁을 완수하고, 국민 권익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청장은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이 시작되자 펜을 들고 받아적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李대통령, 김지용 국무회의 배석 논란에 제미나이 답변으로 직접 반박
김 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을 두고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불거지자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전 트위터)를 통해 "제미나이에 물어봤다"며 "공소청장·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불가론은 위헌적 억지"라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에 따르면 제미나이는 답변에서 "공소청장과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배제하라는 주장은 헌법과 정부조직법이 규정한 대통령의 행정감독권과 정부 통솔 구조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궤변"이라고 주장했다.

답변글은 헌법 제66조와 정부조직법 제11조를 들어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으로서 모든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할 권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조직법과 국무회의 규정에 따라 중요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국무회의에 배석해 소관 사무에 대해 발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대통령이 지휘·감독하더라도 공식 회의인 국무회의에는 참석시키지 말라'는 주장은 명백한 모순"이라며 "대통령의 지휘·감독을 받는 기관의 장이라면, 헌법상 최고 정책심의기구인 국무회의에 공식 배석해 국정 전반을 조율하고 소관 사무를 투명하게 논의하는 것이 헌법적 책임정치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막겠다는 것은 법률이 보장한 대통령의 행정감독권을 무력화하고, 수사·기소 기구를 민주적 통제 밖의 '밀실 속 치외법권 성역'으로 두겠다는 위험한 발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추가 글을 통해 "구체적 사건 수사 지휘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는 한편 "국가기관들이 사익의 도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수사 권한 기관을 특별 취급하는 잘못된 인식과 관행을 바로잡는 것도 비정상의 정상화"라며"검사는 대통령에게 충성할 필요도 없고, 또 그렇게 만들 필요도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 검사든 산림청 공무원이든 모든 공직자는 오로지 국민에게 충성하며 공명정대하게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10.20 © 뉴스1 허경 기자

野 일제히 비판…제미나이 답변 소개에 "기가 막혀"
이에 대해 야권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이날 제미나이 답변으로 반박한 데 대해 "기가 막힌다"고 성토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정권이 검찰을 억지로 해체하고 신설한 두 기관의 수장이 출범과 동시에 정권의 정치적 영향력 아래 놓이는 것 아니냐"며 "이런 우려에 AI 답변을 반박의 명분으로 삼는 것이 깃털처럼 가벼울 따름"이라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편향된 질문으로 편향된 답변을 제미나이에서 받아놓고 그걸 X에 올리는 대통령의 처참한 수준"이라며 "헌법과 법률이 아닌 제미나이에 물어 국정을 판단한다니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수영 의원도 "질문자가 다그치면 제미나이가 입맛에 맞는 답을 한다는 건 널리 알려진 일"이라며 "(이 대통령 제미나이 답변은) 제가 받은 답과는 다르다. 다그쳐서 나온 답을 버젓이 포스팅하는 건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정부 들어 대통령 지시로 수사기관장들이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문제"라며 "역대 정부에서 없던 사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신동욱 의원도 "수사기관장들이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발언을 깨알같이 받아 적고 대통령은 업무 지시도 했다"고 비판했다.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은 "범정부적인 협업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신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25년 12월 이전까지 약 25년간의 국무회의에 검찰총장이 배석한 사례는 전무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 2025.12.12 © 뉴스1 신웅수 기자

개혁신당도 공세에 가세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이 제미나이에 물어봐서 통치할 거면 그냥 대통령을 제미나이로 바꾸면 되지 않느냐"며 "(제미나이는) 사법 리스크도 없어, 전과도 없어, 욕도 안 해, 근저당도 안 잡아 모든 게 상위 호환"이라고 비꼬았다.

이기인 개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얼마나 쓴소리하는 참모가 없으면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걱정하는 목소리에 챗봇 답변을 들이밀며 훈계하느냐"며 "참모들은 어디 가고 대통령과 채팅창만 남았느냐"고 반문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제미나이 할아비를 데려와도 대통령이 수사지휘·기소지휘를 하면 안 된다"며 "대통령이란 사람이 시작부터 중수청을 '하수청'으로, 공소청을 '공작청'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사·공소기관장들의 국무회의 배석은 현 정부 들어 정례화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0일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뿐만 아니라 부처 소속 외청도 국무회의에 참석하라"고 지시하면서 당시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올해 1월 20일부터 국무회의 배석했다.

여당은 과거 정치검찰의 수사 관행을 거론하며 역공했다. 전은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표적 수사와 별건 수사로 '없던 죄도 만든다'는 비판을 받아온 정치검찰의 상징이 한 의원"이라며 "한 의원은 사라진 검찰권력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자신이 몸담았던 정치검찰의 과거부터 돌아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연희 의원도 이날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과거에는 민정수석을 두고 청와대에서 검찰을 직할 관리해 수사권에도 개입하는 시절이 있었다"며 "국무회의 참석 여부로 수사권에 개입하냐 안 하냐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 누구나 보는 국무회의에서 국정 운영과 방향 정책을 공유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거기서 대통령이 '수사를 이렇게, 저렇게 해'라고 (지시)해서도 안 되고 하지도 않는다. 수사권 개입이라는 것은 논리 비약"이라고 강조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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