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슨 "한미연합훈련 연중 실시해야"…韓 합참과 내년 FS 논의 시작

정치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1일, PM 07:15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미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위해 연례 두 차례의 대규모 연합연습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연중 상시 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진영승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만나 내년 상반기 한미연합연습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습 방안을 논의한 사실도 공개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21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주최로 열린 특별 간담회에서 “이번 주 진영승 합참의장과 만나 다가오는 FS 연습에서 어떻게 훈련할지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논의 과정에서 확인한 것은 우리의 대비태세를 연례 두 차례의 주요 연습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1년 내내 훈련해야 한다.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는 통상 상반기 FS와 하반기 ‘을지 자유의 방패’(UFS) 등 매년 두 차례 한반도 전면전 상황을 가정한 전구급 연합 지휘소연습을 실시한다. 브런슨 사령관의 이날 발언은 기존 대규모 연합연습을 유지하면서 연중 분산형 훈련을 병행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육군협회(AUSA) 연례행사에서도 한반도 전역을 활용한 분산형 훈련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당시 발언을 두고 기존 대규모 연합연습 방식을 변경하려는 것인지, 별도의 추가 훈련을 실시하겠다는 것인지 해석이 엇갈렸다.

이후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기존 연습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추가적인 분산형 훈련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브런슨 사령관이 진 의장과 내년 FS 연습 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힌 것은 한미 군사당국이 내년 연합연습을 위한 사전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21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이태원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 (사진=연합뉴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21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이태원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8월 실시된 UFS 연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축소 지시에 따라 당초 11일이었던 연습 기간이 5일로 단축됐다. 전면전 상황을 가정한 지휘소연습도 방어작전 중심의 1부만 실시됐으며, 연계된 대대급 이상 연합 야외기동훈련 14건 가운데 7건만 계획대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내년 FS 연습도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연합훈련 축소 지시와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브런슨 사령관은 변화하는 한반도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훈련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도 위험한 수준으로 심화하고 있다”며 “한미의 결의와 역내 안정을 시험하려는 회색지대 활동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보 환경이 변화하고 새로운 도전이 등장하는 만큼 우리도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함께 훈련하고 연습해야 한다”며 “연합연습과 훈련은 전쟁을 시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정전협정을 유지하고 대한민국을 방위하는 우리의 임무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반도를 미군의 역내 군수지원 거점으로 활용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한국의 조선·정비 역량을 활용한 미군 전력 유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태평양을 가로질러 오는 느린 수송선을 마냥 기다려서는 안 된다. 핵심적인 정비 역량은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며 “미 해군 함정이 한국 조선소에서 정비와 창정비를 안전하고 신속하게 받고 예정보다 일찍 바다로 복귀한다면 그것은 작전상 억제력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또 “한미동맹은 물자나 무기체계보다 사람에 대한 동맹”이라며 “확실한 억제력은 특정 무기체계가 아니라 사람으로부터 시작하고 산업과 기술 기반이 뒷받침돼야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은 최근 논란이 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기준 변경 문제와 비무장지대(DMZ)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유엔군사령부의 관점에서 보면 대한민국은 그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우리 정부는 해당 발언 등이 영토주권 문제와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미측에 전달했으며, 미측도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는 한국이 미국의 보호를 받는 동맹국에서 벗어나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를 함께 책임지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틸 대사는 “대한민국은 더 이상 미국이 보호해줘야 하는 나라가 아니다”라며 “이제는 미국과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인도·태평양 지역의 가장 큰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단순히 대만을 위협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모든 나라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북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중요하다고 얘기해왔고 항상 대화가 열려 있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며 북미 대화가 남북 간 소통을 재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틸 대사는 한미 간 경제·통상 현안과 관련해서는 “양국이 현재 조금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난기류와 같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은 공평한 환경에서 공정하고 차별 없이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미 관계에서 경제 안보와 국가 안보는 점점 불가분의 관계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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