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어민 강제 북송' 혐의로 기소된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가정보원법 위반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10.21 © 뉴스1 김도우 기자
여야는 21일 문재인 정부 당시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으로 기소된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을 두고 정반대 반응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1심보다 무거운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대법원의 판단을 촉구한 반면, 국민의힘은 2심 재판부에 무죄 탄원서를 낸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사건의 실체와 당시의 특수한 상황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판결에 깊은 유감과 실망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탈북 어민 북송은) 국가안보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내린 결정이었다"며 "이 사건은 2021년 검찰이 각하 처분으로 종결했던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의 공개적인 문제 제기와 국정원의 고발을 거쳐 재수사와 기소로 이어졌다"며 "1심 재판부도 이러한 수사와 기소의 문제점을 짚었다. 그럼에도 항소심이 오히려 더 무거운 책임을 물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권의 정치 보복을 완전히 청산하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라며 "이 사건은 윤석열 정권의 대표적인 정치 보복 사건 중 하나였음에도, 법원이 사건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범여권인 조국혁신당도 유감을 표했다. 임명희 혁신당 대변인은 "국가 안보를 다루는 고도의 정책적 판단을 무리하게 단죄하고, 정권 교체 후 자행된 검찰의 표적·정치 수사에 손을 들어준 대단히 유감스러운 판결"이라며 "대법원의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최종 판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국 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도 페이스북에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내란주역은 2심에서 대폭 감형, 반면 정의용, 서훈 등 문재인 정부 인사들은 2심에서 선고유예에서 집행유예로 상향"이라고 꼬집었다.
박 전 장관 사건의 2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날 12·3 비상계엄 당시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박 전 장관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탈북 어민 강제 북송' 혐의로 기소된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가정보원법 위반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10.21 © 뉴스1 김도우 기자
반면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에게 화살을 돌렸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국민을 죽음으로 밀어 넣고, 지금 대한민국에 살아가고 있는 탈북민들까지 공포에 몰아넣은 이 엄중한 국가 폭력 살인 범죄의 정점에는 바로 문 전 대통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날 판결과 관련해 "강력한 처벌의 집행을 통해 죄를 물었어야 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판결"이라면서도 "전과 기록이 남는 집행유예 판결을 통해 1심 재판부의 선고유예 판결에 비해서는 탈북어민 강제 북송 결정의 범죄적 성격을 보다 명확하게 규정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김유근 당시 국가안보실 제1차장의 휴대전화 속 문자메시지가 우연히 촬영되지 않았다면, 그 진실이 영영 은폐됐을 뻔했던 사건"이라며 "그런데 문 전 대통령은 반성은커녕 '검찰의 정치보복'을 운운하며 무죄 선고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2심 재판부에 제출하는 천인공노할 뻔뻔함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이 맞는지 그 자격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문 전 대통령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고, 탈북어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이 사건의 최종 책임자로서 국민들께 사과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충권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두 어민은 헌법상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었다"며 "강제 북송은 탈북민들에게 '나도 다시 끌려갈 수 있다'는 공포를 남겼다. 그 책임마저 제대로 묻지 않는다면 정권의 편의에 따라 국민을 북한에 넘겨도 된다는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탈북민 출신인 박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 또한 참모들의 무죄를 탄원할 때가 아니라 이제라도 국민 앞에 사과할 때"라며 "이를 감싸 온 더불어민주당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국민의힘은 강제 북송의 책임을 끝까지 묻고, 국가가 다시는 국민을 사지로 내몰지 못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15-3부(고법판사 성언주 원익선 이희준)는 이날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김 전 장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은 이들에게 선고유예를 선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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