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오후 서울 관악구 관악건강돌봄이음센터에서 열린 통합돌봄 현장방문 및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6.10.21 © 뉴스1 김명섭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선고 결과에 따라 여야의 정치 지형뿐 아니라 향후 정국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22일 여야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오 시장의 항소심 선고를 두고 각자 셈법에 골몰하고 있다.
오 시장이 지난 7월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인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만큼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항소심에서도 유죄가 선고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 속에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상황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1심에 이어 항소심 판결도 3개월 만에 나오는 등 법원이 신속 재판 기조를 보이고 있다. 김건희 특검법이 정한 공소 제기일부터 6개월, 항소심과 상고심은 전심 판결 선고일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판결하도록 한 규정에 따라 최종심도 이르면 내년 1월 선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소속 수도권 다선 의원은 통화에서 "유죄가 나올 것으로 본다"며 "선거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민심이 우리에게 좋지 않은 상황인 것은 분명한 만큼 걱정되기도 한다. 오히려 우리가 잘 정비하고 쇄신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 일각에서는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 1심과 달라질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오 시장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가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한 초선 의원은 "항소심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해 1심 판결을 뒤집은 것 아니냐"며 "이번에도 1심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죄 가능성을 언급하며 "귀책 사유는 오 시장과 국민의힘에 있으니 해볼 만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신년인사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6.1.1 © 뉴스1 유승관 기자
국민의힘은 항소심 결과를 앞두고 낙관적인 전망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윤 전 대통령의 항소심 무죄 판결 이후 당내에서는 오 시장 역시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1심 판결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 판결 이후 해볼 만하다는 말을 하는 분들도 꽤 많다"면서도 "다소 조심스러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당 지도부는 일단 항소심 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항소심 결과는 내후년 총선에 변수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당선시킨 시장이 직을 상실한다는 데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1심 결과가 뒤집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이 나왔고, 법조계에서도 뒤집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까지 해야 하는 만큼 복잡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형이 선고되더라도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지켜보면서 물밑에서 보궐선거를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항소심 판결만으로 시장직 상실이 확정되는 것은 아닌 만큼, 선거 준비를 공식화하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7.14 © 뉴스1 이재명 기자
이번 항소심 판결은 오 시장의 정치적 입지뿐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 권력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 시장은 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돼 왔으며,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정치인 호감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을 경우 오 시장은 사법 리스크를 덜고 당내 입지를 넓힐 가능성이 있다. 장동혁 대표 중심의 현 지도체제와 거리를 둬 온 비당권파 인사들이 오 시장을 중심으로 결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대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오 시장의 정치적 입지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에 따라 시장직을 잃게 되며, 피선거권 제한으로 향후 정치 활동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에서는 보궐선거 가능성에 대비해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도 거론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서울을 지역구로 둔 나경원 의원(동작을·5선), 신동욱 의원(서초을·초선), 박수민 의원(강남을·초선),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 분당갑·4선) 등이 잠재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당 밖에서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거론된다.
민주당에서는 우원식 전 국회의장(서울 노원을·5선), 박주민 의원(은평갑·3선), 전현희 의원(중·성동갑·3선),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중랑을·4선), 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보궐선거가 열리는 상황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여론 악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선거 전까지 민심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보궐선거에서 패배하면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하는 것은 물론 지도부 책임론과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민의힘 역시 보궐선거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선거에서 승리하면 장동혁 지도체제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패배할 경우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며 당내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jrki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