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까지만 해도 군의 전방 경계작전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지난 1월 강원도 전방 사단에서 위병소 경계 시 총기 대신 삼단봉을 휴대토록 한 지침이 논란 끝에 철회됐다. 8월에는 육군 1군단 GP·GOP의 실탄 미삽탄 경계가 드러났다. 다른 전방 군단에서도 유사 사례가 확인되면서 ‘빈총 경계’ 논란은 지휘·감독의 허점을 노출했다. 북한이 MDL 일대 ‘국경선화’ 작업을 강행하며 침범을 늘리던 시점이어서 우려는 더욱 컸다.
그러나 지난 9월 21일 DMZ 지뢰 폭발을 기점으로 우리 군의 대응 기조는 달라졌다. 군은 이달 5일 해당 지뢰지대 제거작전을 실시하고 북한에 공식 사과와 지뢰 제거를 요구했다. 아울러 9·19 군사합의 이후 중단됐던 ‘공세적 DMZ 작전’을 재개했는데, 합참의장은 한층 확대된 ‘DMZ 주도권 작전’을 지시했다.
박정천 북한 국방성 고문이 지난 21일 리일환 노동당 비서, 김여정 당 부장, 인민군 총참모부 주요 지휘관들과 함께 남부 국경 요새화 공사 현장의 주요 지점들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진이다. (사진=연합뉴스)
거세진 북한의 반발 역시 우리 군의 작전 변화와 맞물려 있다. 김여정 노동당 부장은 우리 군의 경고방송·경고사격을 문제 삼으며 지난 21일 대남 확성기 가동을 예고한 데 이어 22일 위협 수위를 높였다. 박정천 국방성 고문도 국경 요새화 현장을 시찰하며 전방 화력 배치를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공세적 언사가 공사 일정을 지키려는 계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목적은 한국군의 경고사격 빈도를 낮춰 겨울 전에 국경 요새화 공사를 진척시키는 데 있다”며 “우발적 실수까지 보복 대상으로 삼겠다고 위협함에 따라 접경지 충돌 및 확전 위험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한국군의 경고사격 등 조치에 반발하며 군사력 증강 배치와 대남 확성기방송 재개를 검토한다고 밝힌 이후 지난 20일 인천 강화군 송해면에서 바라본 북한 접경지역 설치된 대남 확성기. (사진=연합뉴스)
물론 정부로서는 접경지 충돌을 막고 주민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판단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군의 대표적인 심리전 수단이었던 확성기 방송마저 북한이 먼저 재개를 예고하며 주도권을 내준 형국이 됐다. 군사행동 자제를 우선하는 현 정부 기조 속에서 군 당국이 최전방 실사격 훈련 등 북한 도발에 맞설 대응 카드를 꺼내들기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장병들이 위험을 감수하며 작전하는 만큼, 정부가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에 어떤 책임을 묻고 추가 도발 시 어떤 기준으로 대응할지 분명한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