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기소돼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오후 중구 서울시청으로 향하고 있다. 2026.10.23 © 뉴스1 박세연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3일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2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에 일제히 유감을 표하며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다만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판결로 선거 가능성이 낮아지고, 지지층 결집의 명분도 확보했다는 점에서 당 일각에서는 안도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이날 오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지고, 오 시장이 여론조사비를 대납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오 시장은 지난 7월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민주당은 그간 오 시장의 유죄를 기정사실화했던 만큼 무죄 판결을 두고 사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조 대법원장을 일제히 겨냥하며 사법개혁을 고리로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는 모양새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소방 관련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법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이해하기 어렵고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며 "국민들의 의혹이 매우 커졌을 것이다. 정치적 판결이 아니어야 하는데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선고 직후 페이스북에 "항소심 재판부는 기존 법리를 모두 뒤집고, 오 시장 측의 일방적인 주장만 수용해 면죄부를 내렸다"며 "명백한 증거와 증언에도 불구하고 1심과 정반대의 판결이 내려진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것이 법원입니까, 무죄가 나오는 '무죄 자판기'입니까"라며 "돈으로 여론조사를 사고, 브로커가 선거판을 주무르는 정치에 사법부가 문을 열어 주었다. 오늘 판결은 사법개혁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영배 서울시당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사법개혁이라는 말조차 꺼내기 어려울 수준의 사법 파괴"라며 유감을 표했고, 한민수 최고위원은 "조희대를 탄핵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10.23 © 뉴스1 황기선 기자
다만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 집값은 오르고 주가지수는 떨어지며 민심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반전을 끌어낼 카드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15~1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9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서울 응답자의 민주당 지지율은 26.7%, 국민의힘 지지율은 45.7%를 기록해 19% 포인트(p)의 격차를 보였다.
서울지역 민주당 다선 의원은 통화에서 "크게 보면 11~12월이 당내 통합이나 국정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할 중요한 골든타임이지만 여론이 매우 안 좋다"며 "서울시장 선거에서 또 진다면 이재명 대통령에도 상당히 부담"이라고 했다.
게다가 김 대표가 전당대회 국면에서 "선거 뒤 당대표 재신임을 묻겠다"고 공언까지 한 만큼 결과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다른 서울 민주당 의원도 통화에서 "부동산 등 여러 면에서 정부가 인기가 없다"며 "(선거가 실시되면) 김 대표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동원 정치커뮤니케이션 폴리컴 대표는 통화에서 "김 대표는 타격 정도가 아니고 (여권) 강경파에서는 (패배 시엔) 비상대책위원회를 세워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며 "중도층도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은데 민주당 후보 중 중량감을 가진 인물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 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2.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ma1921k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