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장동혁의 역설…필버·단식·광장 버티면서 지지율도 따라왔다

정치

뉴스1,

2026년 October 25일, AM 06:00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2026.10.23 © 뉴스1 황기선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이준석 전 대표의 재임 기록(424일)을 넘어 2020년 9월 국민의힘 출범 뒤 최장수 당대표가 됐다.

거듭된 사퇴 요구를 필리버스터와 단식, 국회 밖 광장으로 넘기며 세운 기록이다. 역설적으로 버티는 동안 바닥이던 당 지지율도 지방선거 뒤에야 오름세를 탔다.

국힘 수장만 6년간 12명…고비마다 국면 전환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표 임기는 2년이지만 이준석·김기현·한동훈 전 대표는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김 전 대표는 280일, 한 전 대표는 146일 만에 물러났다.

전신인 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까지 넓혀도 2016년 4월 김무성 전 대표(640일)가 물러난 뒤로는 장 대표만큼 오래 자리를 지킨 대표가 없었다.

2020년 9월 국민의힘 출범 뒤로는 당 대표가 장 대표를 포함해 4명에 그친 사이 비상대책위원장은 8명이 거쳐 갔다. 비대위는 6개월까지만 둘 수 있고, 한 차례 연장해도 1년을 넘지 못한다.

이날로 재임 425일째를 맞은 장 대표 역시 취임 후 꾸준히 사퇴 요구에 부딪혔지만, 고비마다 국면을 바꾸며 넘겼다.

사퇴론 넘어 사퇴론…필버·단식·광장으로 버텼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1년을 맞아 의원 25명이 사과했지만 장 대표가 거부하면서 책임론이 일었다. 장 대표는 같은 달 22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첫 주자로 나서 제1야당 대표로는 처음이자 역대 최장인 24시간을 채우면서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1월 15일에는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두고 당내 반발이 커지자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보류하고, 같은 날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에 들어갔다. 단식은 8일 만에 멈췄고 장 대표는 병원으로 옮겨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9월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 관계자의 물품 반출 작업을 참관 후 발언 하고 있다. 2026.9.8 © 뉴스1 박세연 기자

가장 큰 고비는 6·3 지방선거 패배였다. 선거 이튿날부터 사퇴 요구가 공개적으로 나왔지만, 장 대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개표가 늦어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를 찾아 "지금부터 여러분과 함께 제대로 싸우겠다"고 했다.

이후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면전에서 사퇴를 촉구하자 장 대표는 이튿날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응급실을 찾았다가 입원했다. 장 대표 측은 단식과 선거 유세, 선관위 사태 대응으로 피로가 쌓였다고 설명했다. 엿새 만에 퇴원한 장 대표는 "당대표의 거취 역시 당원들이 결정할 문제"라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전임 대표 체제를 잇따라 무너뜨린 장치도 이번엔 작동하지 않았다. 2022년 이준석 전 대표 때와 2024년 한동훈 전 대표 때는 최고위원들이 잇따라 물러나며 이들 지도부가 붕괴했다.

당헌 98조는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4명 이상이 물러나면 비대위를 두도록 하지만, 지방선거 뒤 총사퇴를 공개 제안한 최고위원은 우재준·양향자 최고위원 둘이었다.

바닥권 지지율, 버티자 따라왔다…기반 부족은 여전
그렇다고 지지율이 장 대표를 뒷받침한 것도 아니었다. 한국갤럽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장 대표 선출 뒤 48번 모두 더불어민주당에 뒤졌고, 지난달 15~17일 조사에서 장 대표의 대표 역할 긍정률(21%)은 갤럽이 여야 대표를 평가한 2012년 이후 보수정당 대표 가운데 가장 낮았다.

지지율은 이렇게 버틴 뒤에야 따라왔다. 지방선거 전 평균 20%p 수준이었던 양당 격차는 지방선거 뒤 10%p 초반 수준으로 줄었고, 지난 23일 발표된 조사(20~22일)에서는 9%p(민주당 37%, 국민의힘 28%) 차였다.

다만 반등을 누구 몫으로 볼지는 갈린다. 장 대표의 대여 투쟁이 지지층을 다시 묶었다는 해석과, 이재명 정부의 잇단 악재에 따른 반사이익일 뿐이라는 해석이 맞선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22 © 뉴스1 신웅수 기자

국정감사가 이달 말 끝나면 장 대표 거취 논의가 다시 불붙을 가능성도 있다. 당헌 26조상 대표가 잔여 임기를 6개월 이상 남기고 물러나면 새 대표는 남은 임기만 채우는데, 장 대표의 잔여 임기는 내년 2월부터 6개월 미만으로 줄어든다.

장 대표는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뜻을 거듭 내비치고 있다.그는 1년 전 자신의 욕설이 담긴 녹취가 공개된 지난 21일 밤에도 올림픽공원을 찾아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당원들과 애국 시민들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했다.

기사에 인용한 한국갤럽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10월 넷째 주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9월 셋째 주(15~17일) 조사는 1002명 대상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각각 10.6%·9.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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