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보수 새 구심점 역할할 것"…야권 재편 촉각

정치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5일, AM 11:14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보수 야권의 차기 대권·당권 경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정치 전문가들은 오 시장이 사법 리스크를 상당 부분 덜어내며 유력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강화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체제에 미칠 파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아우르는 보수 재편 가능성을 놓고는 전망이 엇갈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장직 유지 여부가 달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항소심 선고일인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장직 유지 여부가 달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항소심 선고일인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3일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오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핵심 증거인 명태균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검이 상고를 예고했지만 대법원은 법률심이라는 점에서 항소심의 사실관계 판단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무죄 판결이 오 시장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보수 야권의 권력 구도에 미칠 파장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보수 야권은 오세훈·한동훈·장동혁의 3자 구도인데 이번 판결로 당내 무게추가 오 시장 쪽으로 움직일 것 같다”며 “내년 8월 전당대회에서도 오 시장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 대해서는 “경쟁자의 경쟁력이 더 세진 만큼 리스크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오 시장의 서울시정 장악력은 물론 당 안팎으로 활동 영역도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며 “장동혁 체제에 대한 쓴소리와 부동산 등 정책 현안에 대해서도 훨씬 강하게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시정을 발판으로 중앙 정치에서 영향력을 넓혀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 원장은 “오 시장이 보수의 새로운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동혁 체제에 대한 비판뿐 아니라 당 전반에 대한 대안 제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발 더 나아갔다. 이 평론가는 “오세훈 대세론이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당장 원톱으로 가기는 어렵겠지만 중대한 모멘텀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내년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장 대표 교체와 한 의원 복당이 이뤄진 뒤 ‘오동석’(오세훈·한동훈·이준석)의 연합 구도를 구축하는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교수는 당장 국민의힘 내부 권력 구도가 크게 바뀔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신 교수는 “대권주자가 살아왔다는 측면에서는 국민의힘에 좋은 현상이지만 권력 구도에 큰 변화를 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오 시장의 무죄보다 다음 달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과 18일 추경호 대구시장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1심 선고가 정치권에 미칠 파장이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욱 신한대 특임교수는 “오 시장이 장 대표, 한 의원과의 3강 구도에서 입지를 잃지 않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의의”라며 “서울시장이라는 중요한 직책을 계속 수행하면서 시민들에게 어필할 기회를 확보한 점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당장의 주도권 이동보다 중장기적인 정치 기반 강화에 무게를 둔 설명이다.

다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 시장의 무죄를 환영하면서도 당내 권력 구도와 연결하는 해석에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24일 “오세훈 무죄 판결이 정치구도와 결부돼 해석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며 “당대표는 당대표로서 역할이 있고, 오 시장은 천만 서울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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