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군 당국에 따르면 방사청은 지난 9월 산업통상부에 LIG D&A의 소형무인기 대응체계 사업 관련 방산업체 지정 취소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방산업체 지정 및 취소 권한은 산업통상부 장관에게 있다.
이번 조치는 방사청이 지난 20일 방위사업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LIG D&A에 대해 국가계약법상 최고 수준인 2년간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의결한 것과는 별개다. 당시 방사청은 개청 이후 최대 규모의 뇌물 액수와 장기간에 걸친 원가 부정행위 등을 고려해 제재 수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입찰 참가 자격 제한은 신규 경쟁입찰 참여를 막는 조치다. 그러나 방산물자 및 방산업체 지정을 통해 이뤄지는 수의계약은 계속할 수 있다. 방산물자·방산업체 지정제도는 일반적인 시장 경쟁만으로 안정적인 조달이 어려운 무기체계를 특정 업체가 생산·공급하도록 하고 수의계약을 허용하는 제도다.
LIG D&A 판교하우스 전경 (사진=LIG D&A)
소형무인기 대응체계는 적의 소형 무인기를 전파 교란 등 이른바 ‘소프트 킬’(Soft Kill) 방식으로 무력화하는 장비다. 전파교란 장치와 통제장치 등을 확보하는 사업으로, LIG D&A가 참여한 체계개발 사업비는 약 229억원이다. 양산을 포함한 전체 사업비는 1223억원 규모다.
이번 제재의 발단은 LIG D&A 임직원들이 무기체계 개발사업 입찰 과정에서 방사청 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다. 검찰에 따르면 LIG D&A 측은 소형무인기 대응체계 사업을 비롯한 6개 사업의 평가와 계약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받는 대가로 방사청 소속 사무관에게 4억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관련자들은 뇌물수수 및 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문제가 된 사업은 소형무인기 대응체계 외에도 지능형 신호탐지 기술, 실시간 대위성 전파교란 기술, 전자주사식 레이더 대응 전파교란 기술, 능동위상배열 레이더용 모듈 플랫폼 개발, 실시간 광대역 다중 위협 신호환경 모의기술 등 총 6건이다. 이 중 소형무인기 대응체계는 방사청이, 나머지 5개 핵심기술 과제는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발주했다.
방사청은 LIG D&A의 원가 부정행위에 따른 방산원가 관리체계 인증 취소도 검토하고 있다. 소형무인기 대응체계 사업과 관련해 하청업체 계약 과정에서 약 3억원 규모의 원가 부정행위가 적발된 데 따른 것이다. 인증이 취소되면 그동안 추가 지급된 1%의 보상 이윤을 환수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환수 규모는 수백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오지만, 구체적인 환수 대상과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발주한 나머지 5개 연구개발 과제에 대해서도 별도의 제재가 검토될 수 있다.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제32조는 연구개발 관련 부정행위 등에 대해 참여 제한과 정부 지원 연구개발비의 전부 또는 일부 환수 등의 제재를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각 사업에 일률적으로 2년씩 입찰 제한을 추가하는 방식은 적용하기 어려워 연구개발비 환수 등의 조치가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LIG D&A는 방사청의 입찰 참가 제한 처분에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기소 사실을 근거로 행정제재를 결정한 데 유감을 표명하고 집행정지 신청과 처분 취소소송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회사가 공시한 입찰 제한 기간은 오는 29일부터 2028년 10월 28일까지다. 다만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제재 효력이 정지될 수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비위행위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묻고, 관련 법령에 따른 제재조치와 함께 방사청 내부 관리·감독 체계 및 비위행위 예방 대책도 지속적으로 점검·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