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통합' 꺼낸 오세훈…반기는 비당권파, 지켜보는 지도부

정치

뉴스1,

2026년 October 26일, AM 11:57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기소돼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3일 오후 중구 서울시청으로 향하고 있다. 2026.10.23 © 뉴스1 박세연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크게 덜면서 야권의 권력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오 시장이 항소심 선고 이튿날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며 보수 통합을 꺼내 든 가운데, 국민의힘 내 비당권파 의원을 중심으로 '친오'(친오세훈)계가 형성될지 주목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표면적으로는 '보수 잠룡'의 생환을 환영하면서도, 그간 대립각을 세워 온 오 시장과 당내 의원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장 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 시장과 관련자들까지 완벽하게 무죄 판결을 받았다"며 "특검이 정권의 기소 자판기 노릇을 하다가 법원에 철퇴를 맞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작 기소는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라며 "특검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대법원 상고를 즉각 포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장 대표의 발언은 오 시장의 무죄를 특검과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의 소재로 삼는 데 집중됐다.

장 대표는 이 자리에서 박균택·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법무부 장관 후보 검토를 두고 "법무부와 공소청을 '이재명 공소취소 로펌'으로 만들려 한다"고 비판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재개를 촉구했지만, 오 시장이 꺼낸 보수 통합론이나 향후 역할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사진기자 가족 체육대회에 참석해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그런 만큼 분열된 모습의 국민의힘보다는 단합되고 통합된 모습의 국민의힘이 국민께 마음의 위안을 드릴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이 다르고 철학이 조금 다른 분들이 함께 마음을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오 시장의 통합 메시지에 비당권파는 즉각 반응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오 시장은)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다. 우리가 지향하는 합리적이고, 개혁적이고, 상식적인 대안 보수를 주장하시지 않느냐"며 "장 대표와는 결이 다르다"고 했다.

지난 23일 항소심 선고 당일 서울고법에는 윤 의원을 비롯해 김석기·신성범·이만희·김미애·권영진·엄태영·조은희·박수민·서명옥·이상휘·조정훈·김소희 등 국민의힘 의원 13명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찾아 오 시장을 응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서거 47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6.10.26 © 뉴스1 오대일 기자

지도부 안에서도 오 시장을 치켜세우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오 시장이 보수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중요한 정치 지도자였던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며 "보수 진영의 훌륭한 지도자로서 역할 해주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평가했다.

당 밖에서도 손을 내미는 요구가 제기됐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오 시장도 최근에 고생을 많이 하셔서 통합과 혁신에 대해 공감하는 것 같다"며 "이준석 의원이나 한동훈 의원도 결국은 그 방향으로 와야 된다. 아무리 늦어도 총선 전에는 다 뭉치는 모습을 보여서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준석 의원은 오 시장과의 연대에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장 대표 및 한 의원 등과의 연대론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나와 "지금 장 대표의 거취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들이 있는 것 같고 또 장 대표와 불공대천인 사람이 또 있다"며 한 의원을 저격했다.

친한(친한동훈)계도 맞받았다.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같은 CBS 라디오에서 범야권 합당 문제에 대해 "일단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바뀌어야 하고, 그 바뀐 지도부가 적어도 개혁신당 행보에 어느 정도 지지를 할 수 있는 지도부가 돼야 한다"며 "그렇다 하더라도 이준석이라는 개인이 갖고 있는 정치적 명분은 상당히 퇴색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장동혁 지도부는 일단 판세를 지켜보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서울시장은 서울시장의 역할이 있고, 당 대표는 당 대표의 역할이 있다"며 "지방선거와 달리 총선은 의원들의 목숨줄이 걸려있기 때문에 오 시장이 당무에 개입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상만큼 오 시장 쪽으로 세력이 몰리진 않을 것"이라며 "의원들이 장 대표에게 대표직에선 물러나라고 하면서 공천은 달라고 할 수 있겠느냐. 그렇게 못한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s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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