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 건조 경쟁입찰 대신 공동수급체 제안…업계 "계약제도 개선해야"

정치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8일, AM 09:39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내 첫 핵추진잠수함 건조사업을 앞두고 조선업계가 기존 함정 획득·계약제도의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핵추진체계와 잠수함 플랫폼을 동시에 개발해야 하는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경쟁입찰과 수의계약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사업추진 방식을 마련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개발 비용과 일정 지연에 따른 부담을 정부와 업체가 합리적으로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7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과 국회 국방위원장실 등이 개최한 ‘핵추진잠수함 도입 전략 및 입법과제’ 세미나에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핵추진잠수함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상무는 핵추진잠수함이 한정된 물량만 생산되는 국가전략사업인 만큼 기존 국가계약법에 따른 경쟁입찰이나 수의계약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안으로 국내 기술과 사업 역량을 통합할 수 있는 국가 주도의 공동수급체 또는 새로운 사업추진 방식 도입을 제안했다.

특히 원자로를 포함한 핵추진체계와 잠수함 플랫폼, 탑재 장비의 체계통합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일반 함정사업의 관급·도급 장비 분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업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해군에 각각 설치된 전담조직 간 이견을 조정할 실질적인 컨트롤타워의 역할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던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함(SSGN 727) 모습이다. 오하이오급 잠수함으로 길이 170.6m, 폭 12.8m, 배수량 1만9000t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이 잠수함에는 사거리 2000㎞가 넘는 토마호크 미사일 150여 발이 실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과거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던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함(SSGN 727) 모습이다. 오하이오급 잠수함으로 길이 170.6m, 폭 12.8m, 배수량 1만9000t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이 잠수함에는 사거리 2000㎞가 넘는 토마호크 미사일 150여 발이 실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화오션은 계약제도의 한계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남동우 한화오션 상근고문은 핵추진잠수함처럼 개발·건조 원가를 사전에 확정하기 어려운 사업에서는 계약 이후 실제 발생한 비용을 정산하는 일반개산계약이 필요하지만, 경쟁입찰로 계약하면 추가 정산에 한도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특별법에 계약금액의 결정과 조정, 원가 정산에 관한 별도 특례를 마련해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합리적인 비용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핵연료 확보나 기술개발 지연 등 조선업체에 책임이 없는 사유로 일정이 변경될 경우 계약기간 연장과 지체상금 감면 절차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핵잠 건조시설 투자와 보험 가입 문제도 제기됐다. 한화오션은 자체 검토 결과 전용 건조시설과 설비에 1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후속함 건조 물량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막대한 선행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핵추진잠수함의 높은 건조 위험으로 보험 가입이 제한되거나 보험료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며 정부 보증과 보험료 지원 근거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 같은 업계의 요구는 핵추진잠수함의 사업추진 방식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다. 앞서 국방부와 핵추진잠수함사업단은 건조업체 선정 방식과 체계통합 책임 등에 대한 질의에 “현재 사업추진기본전략을 수립 중에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유보한 바 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