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대법원장 국조 추진…與 주도 속 野 사법파괴 반발에 정국 급랭

정치

뉴스1,

2026년 October 28일, PM 12:05

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10.28 © 뉴스1 김도우 기자

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국정조사가 여권 주도로 추진되면서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의혹의 사실관계와 증거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서는 탄핵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사실상 탄핵 수순에 들어갔다며 반발하고 있어 연말 예산 정국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다음 달 5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요구서를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국정조사 대상은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거부 경위와 업무추진비 부당 집행 의혹 등이다.국정조사 요구서 보고 이후 조사계획서를 마련해 본회의 의결을 거쳐 조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요구서를) 보고하고 1~2주 후 계획서가 처리되지 않을까 싶다"며 "야당과는 계속 협상해 가려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조사계획서 의결을 위해 다음 달 12일과 19일 본회의 개최를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공식 유튜브 방송 '민티 07'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 문제에 대해 "조금 더 객관적인 근거를 더 다져 나가고, 국민 여론에서 조희대 사법부에 대한 문제의 디테일이 충분히 전달된 건 아니어서 그런 것을 점검하고 전달하는 과정을 조금 더 충실히 가져 나가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라며 "그래서 선택된 것이 국정조사"라고 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며 "먼저 사실관계와 증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우선 국정조사부터 추진하기로 한 것은 탄핵에 앞서 관련 의혹의 사실관계와 위법성 등을 확인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탄핵을 추진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인용 가능성까지 고려해 구체적인 근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다만 당내에서는 국정조사에 앞서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거나 국정조사와 탄핵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여전히 당내에서는 국정조사보다도 조금 빠르게, 신속하게 탄핵을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도 KBS 라디오에서 국정조사와 탄핵 병행을 요구하는 조국혁신당의 주장에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 영결식에 참석해 차리하고 있다. 2026.10.27 © 뉴스1 김민지 기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국정조사 추진을 사실상 조 대법원장 탄핵을 위한 사전 단계로 보고 반발하고 있다. 국정조사 과정에서 탄핵 여론전을 형성한 뒤 대법원장의 직무를 정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국회 내 대응과 함께 사법부의 독립을 강조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그(이 대통령)가 이 무도한 폭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청와대라는 곳에서 마땅히 퇴학시켜야 하지 않겠느냐"며 "민주당이 진행하겠다는 국정조사는 한 사람에 대한 집요하고 악독한 폭력이다. 국민의힘은 이 야만적인 폭력에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이어 "사법부도 여러분이 가진 권한을 이용해 무도한 폭거에 저항하라"며 "이 대통령의 5개 재판을 속개할 것을 촉구한다. 이 저항은 정당방위"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이 드디어 선을 넘었다"며 "그나마 지지율이 좋지 않으니까 국민 눈치를 봐서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것 아니냐, 결국엔 탄핵으로 가는 수순"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정국에 대해 "조 대법원장에 대한 (갈등이) 가장 큰 상황"이라며 "다른 갈등 요소는 예산 아니겠냐"고 했다.

조 대법원장 탄핵을 둘러싼 여론은 현재까지 반대 응답이 찬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조사기관에 따라 찬반 격차에는 차이가 있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6~27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조 대법원장 탄핵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50.3%로, 찬성한다는 응답(32.0%)보다 18.3%포인트 높았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앞서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조 대법원장 탄핵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39%로, 찬성한다는 응답(34%)보다 5%포인트 높았다. 의견 유보는 28%였다. 해당 조사에서는 반대가 찬성보다 높았지만, 격차는 오차범위 안이었다.

다만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당이 연말 조 대법원장 탄핵이라는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지지율이 더 떨어지기 전에 탄핵 정국을 조성해 공소취소 논란을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올 연말까지 어떻게든 조 대법원장을 탄핵을 시키려고 그 불을 지피기 위해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늘 그래왔듯 탄핵 사유라도 만들어서 직무를 정지시킨 다음 내년도 법관 인사에 조 대법원장이 관여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국정조사 과정에서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의혹이 어느 정도 규명되는지, 그 결과가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향후 탄핵 추진 여부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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