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엑스 게시글 캡처
이재명 대통령의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 가정 발언이 논란을 불러오면서 청와대가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발언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하며 해명에 집중하고 있지만, 잇단 구설수로 회자되며 진보층 결집 행보에도 일부 차질을 빚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28일) 엑스(X·구 트위터)에 젊은 남성이 많이 활동하는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게시물을 공유하며 "서울시 등 지방정부들이 다문화 가족을 우대하는 제도가 문제 되고 있다"고 제도 개선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유된 게시물에는 공공산후조리원 입실 우선순위에서 다문화가족 산모가 국가유공자, 다자녀 가정, 쌍둥이 가정 등과 같은 순위에 포함된 점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다문화 관련 단체와 진보 언론이 '차별적 인식'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오자, 청와대는 잇달아 해명을 내놓으며 사태 진화에 부심 중이다.
임호근 청와대 인구정책비서관은 29일 언론 공지를 통해 해 "산후조리원 이용 우선순위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높여 모든 출산 가정이 공감할 수 있는 지원 체계로 개선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라며 "과거보다 다문화 가족에 대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확충된 현시점에서 기존 규정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비서관은 "이재명 정부는 공공산후조리원의 설치·운영 주체인 지방정부와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며 "산후조리원 우선 이용 제도가 더욱 절실한 산모들에게 우선적으로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모자보건법 시행령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지난 27일 국무회의에서 농촌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언급한 데 이어 범진보 진영에서 다문화가족,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임 비서관에 이어 추가 공지를 통해 "국무회의에서의 노동 일자리 언급은 외국인 노동자가 핵심이 아니라 농어업 노동 분야의 지원이 너무 낮은 것이 문제이므로 임금 수준이 보장되는 질 좋은 농어업 생산적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주안점이었다"고 강조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모자보건 논란과 관련해서도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에게 혹여라도 역차별로 다가가는 부분이 있다면 그 점에 대해 검토해 봐야 한다는 것이 골자"라고 부연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두 주제는 서로 다른 정책적 제안인 만큼 특정 단어보다는 발언의 맥락과 골자를 함께 고려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마친 후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10.27 © 뉴스1 이재명 기자
이 대통령 발언이 연이틀 논란으로 회자되자 청와대 내부에선 당혹스러운 분위기도 읽힌다. 진의보다 지엽적 발언을 문제삼은 데 대한 불만이 있지만, 대통령이 특정 언론 기사 수정과 사과까지 요구하고 연일 날 선 발언을 이어가는 데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또한 이 대통령이 전날 엑스에 '짜장면 좋다는 건 짬뽕 폄훼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글을 통해 농지 조사 관련 보도에 날 선 반응을 보이면서 냉랭한 여론에 청와대 고심이 깊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목숨줄'이라까지 칭하는 SNS는 대중과 격의 없는 소통 수단으로 전 세계 정상들이 활용하고 있다. 시대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로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오는 부작용 또한 적지 않다.
특히 권력이 대통령 1인에 집중된 우리나라에선 이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가 영향력이 큰 만큼 메시지 관리에 보다 신중해야 지적이 많다. 대통령이 논란을 점화한 뒤 참모들이 사후 수습에 나서는 현재 시스템을 일부 수정·보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우원식 전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권 중진들과 회동하며 지지층 결집·통합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잡음 최소화를 위한 청와대 참모진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고언도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의 속도를 참모들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답답함을 느낄 수 있지만, 대통령께서도 본인 말의 무게감을 다시 되새겨 보시면 좋겠다"며 "SNS가 양방향 소통의 최적 수단인지, SNS가 오히려 진심을 왜곡시키는 상황에 대한 진단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여당 내에서도 이 대통령이 SNS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전날 한 방송에 나와 "국민들이 다양한 견해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대통령께서 본인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말하면 그게 50% 이상 지지를 받기 쉽지 않지 않겠느냐"라며 "조금 줄이는 것도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SNS를 너무 많이 하는데 지금 너무 많아서 실수가 나오고, 그걸 수습하려고 궤변을 하게 되는 구조"라면서 "딱 필요한 상황에서만 맥을 짚어주는 말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onk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