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마련된 김준영 금속녀련 위원장 단식 농성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6.10.29 © 뉴스1 신웅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에 책임 있는 언행과 통합을 당부한 가운데 여권에서는 오히려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유시민 작가가 이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지지 기반을 스스로 해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김민석 민주당 대표까지 겨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김 대표는 직접적 대응을 삼갔지만, 당내 의원들은 유 작가의 주장을 잇달아 반박하며 공방에 가세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신천지 의혹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데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입장차가 드러나고 있다. 당 지지율이 하락세인 상황에서 당 안팎의 갈등을 수습하고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야 하는 지도부의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28일) 민주당 5선 이상 중진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갖고 집권여당의 책임 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서면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정책 성과뿐 아니라 당의 말과 행동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만찬에 참석했던 박지원 의원은 이날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대통령은 통합을 강조하면서 여러분의 지혜가 국정에 도움이 되도록 당도 좀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당의 단결을 당부한 가운데 범여권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를 둘러싼 논쟁이 불거졌다.
유시민 작가는 전날 유튜브 방송 '박시영TV'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지지 기반을 스스로 해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대통령이 신임을 잃으면 극단적인 경우 임기를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경고했다.
김 대표를 향해서도 "민티07 같은 걸 만들어서 당대표가 계속 진영을 박살내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시민 작가. 2024.3.20 © 뉴스1 권현진 기자
이에 김 대표는 유 작가의 비판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며 확전을 자제했다.
그는 이날 당 유튜브 방송 '민티07'에서 "일일이 논평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며 "저희 당 내외에 어려움이 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것은 가급적 분열의 언어에 분열의 언어로 답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분열적이지 않은 언어를 사용하거나 가급적 아예 그런 문제를 키우지 않도록 절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유 작가의 발언에 잇달아 반박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원조 친명(친이재명)인 김영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유 작가의 발언에 대해 "이 정도면 막 가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실패하고 또다시 계엄을 진행했던 정당에 정권이 넘어간다면 그 책임으로부터 유 전 장관(작가)은 자유로울까"라며 "통합과 단결을 위해서 조금 절제하고 인내해 나가면서 서로에게 조금 깊게 숙려하고 고민하는 단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건태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유 작가의 독단적 생각"이라며 "이 대통령처럼 국민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대통령을 윤석열과 같이 비교한다는 건 어느 국민이 동의할 수 있을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용기 최고위원도 MBC 라디오에서 유 작가의 비평에 대해 "진단이 틀렸다고 본다"고 했다. 범여권 내부 분열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잘못해서 그렇다, 분열을 대통령이 만들어서 그렇다고 하는 것은 과도한 정치적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유 작가의 발언을 둘러싼 논쟁과 별개로 민주당 내부의 갈등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8·17 전당대회 당시 김 대표가 제기한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 의혹을 놓고 친청(친정청래)계 인사들이 근거 공개를 요구하면서 당내 갈등이 격화한 상태다. 전당대회 이후에도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면서 계파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전 최고위원은 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이 대통령의 국정 성과에 대한 홍보 부족과 함께 당내 갈등을 지목했다. 신천지 의혹과 관련해서도 "봉합하는 국면으로 들어가야만 지지율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권칠승 정책위의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과세 당정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10.28 © 뉴스1 신웅수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 문제 역시 당내 의견이 엇갈리는 현안이다. 민주당은 탄핵 추진에 앞서 국정조사를 우선 추진하기로 했지만 즉각 탄핵을 요구하는 강경론과 국정조사 선행론, 신중론 등이 공존하고 있다.
김영진 의원은 "국정조사와 탄핵의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있는데, 실효적인 성과를 거둘까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배 의원은 이날 김어준 씨 방송에서 "당장 지금 의원총회를 밤새도록 해서라도 다른 의견이 있는 경우 끝장을 보자"며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장토론을 해서라도 하나로 모아서 같이 책임지자는 기운들이 좀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당의 단결을 주문했지만 김 대표가 직접 제기한 신천지 의혹을 둘러싼 갈등부터 좀처럼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 탄핵 문제에서도 당내 이견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 대표가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liminallin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