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내년도 예산 심사에 앞서 30일 진행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공청회에서 여야가 최대 20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미래대응기금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특히 야당인 국민의힘은 빚을 갚지 않고 돈을 쌓아두는 ‘미래소멸기금’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한국의 재정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입장과, 재정 원칙을 외면함으로써 경제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입장으로 갈렸다.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인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는 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전문가들은 미래대응기금을 두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정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로 내년도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다. 최근 10년간 장기 추세선을 상회하는 ‘추가 세수’ 162조3000억원에, 당해연도 세입예산 추계치를 넘어서는 ‘초과 세수’분까지 적립될 경우 내년도 총 규모가 200조원을 넘어갈 전망이다.
우석진 교수는 “미래대응기금을 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현명한 선택이라고 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은 경제계정 운용에 있어서 완충장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를 하고 있다”며 “호황기에 추가 세수를 미래 투자와 재정 안정에 활용하는 방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원장도 “필요한 복지와 경제성장을 위한 지출이 보장되면서 2035년까지 한국의 국가채무가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이 시기를 잘 활용하면 한국의 재정 체질이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린 가운데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양 교수는 그러면서 ‘네덜란드병’과 나이지리아 사례를 언급했다. ‘네덜란드병’은 대규모 천연가스전 발견으로 경제호황을 맞았지만 통화가치 급변으로 전체 산업 경쟁력을 잃게 된 1959년 네덜란드의 사례를 일컫는 말이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경제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투자로 재정이 취약해진 바 있다.
양 교수는 “내년도 예산안은 선심성 지출로 네덜란드의 잘못을 반복하고, 호남 반도체라는 설익은 투자로 나이지리아의 잘못을 동시에 저지르고 있다”며 “이번 예산안은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일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여야 역시 공방을 이어갔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수입은 저축하거나 빚을 갚아야 정부의 재정 상황을 호전시킨다”며 “미래대응기금으로 지방에 30조5000억원, 교육청에 32조5000억원이 덜 가게 된다. 미래대응기금이 (아닌) 미래소멸기금”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재명 대통령이 총선 전까지 돈을 쓸 수 있는 ‘머니머신’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모든 정책이 균형을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며 “IMF 등 국제적으로 미래대응기금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다만 경기 대응 여력 확보, 국가채무 관리, 전략적 투자 등 세 가지 관점에서 어떻게 적절하게 배분할 것이냐의 문제는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