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생명안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30일 엑스(X·옛 트위터)에 다문화가족의 공공산후조리원 이용 실태를 다룬 한국일보 기사를 공유하며 “국가행정은 공정성이 핵심 가치이고 공정성은 양의 다과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 이용을 마친 산모 361명 중 다문화가족 산모는 약 10명으로, 전체의 2.7% 수준이었다. 제주와 전북 남원, 울산 등에서도 다문화가족 산모의 공공산후조리원 이용 비중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이용 규모보다는 우대의 근거를 따져야 한다는 데 무게를 뒀다. 그는 어린이집 입소 가점과 공공산후조리원 우선 이용을 거론하며 “내국인가정보다 다문화가정을 예외 없이 우선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려운 우선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은 충분히 고려하고 점검할 만하다”고 했다.
또 “다문화가정이 모두 어렵기 때문에 복지 사회정책에서 다문화가정은 우선 또는 우대해야 한다는 주장은 일단 사실에 부합하는지 검증이 필요하다”며 “가난이 문제라면 가난한 내국인 가정과 동일하게 취급하면 된다”고 밝혔다.
다만 문화 적응과 이중언어, 지역사회 참여 지원 등 다문화가정의 특성에 따른 어려움을 보완하는 정책은 확대·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문화가정 지원 자체를 축소하자는 것이 아니라 지원 목적에 맞춰 제도를 구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다문화가족 산후조리원 우대 관련 글을 공유하며 지방정부 협의와 시행령 개정을 포함한 검토 방침을 밝혔다. 29일에는 다문화가정 차별 방지 정책은 계속돼야 하지만 과잉 지원이 특혜나 역차별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날까지 사흘 연속 관련 입장을 밝힌 것이다.
청와대도 산후조리 지원이 더 절실한 산모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모자보건법 시행령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문화가정 지원을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이용 우선순위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높이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작아도 고쳐야’와 ‘대통령이 거듭 다룰 일’은 별개
이 대통령의 말대로 우대 정책의 합리성을 이용자 수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수혜자가 적더라도 지원 근거가 부족하다면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다문화가족에게 우선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일반 산모의 이용 기회가 실질적으로 줄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실제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이 1순위다. 다문화가족 산모는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 장애인·한부모가족 산모 등과 함께 2순위에 속한다. 다문화가족이 모든 신청자보다 앞서는 구조는 아니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전체 예약 확정자 중 1·2순위 비중은 25% 미만이었다.
정부가 해야할 제도 점검의 핵심은 다문화가족 우선권으로 다른 산모가 얼마나 탈락하거나 대기했는지, 소득 외에 언어 장벽이나 가족 돌봄망 부족 등 별도의 지원 필요성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이용 비중이 낮다는 통계만으로 우대가 정당하다고 볼 수 없듯, 우선권의 존재만으로 불공정이 입증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연이은 메시지는 이러한 실태보다 공정성의 원칙과 문제 제기의 정당성에 집중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동등성 회복을 넘어 불공정한 우대 등이 논란이 된다면 그 지적에 대해 누가 지적했는지를 차치하고 심도 있는 점검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불합리한 우대가 다문화가정을 향한 극우적 선동과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논리도 폈다. 소수자 보호를 이유로 모든 지원을 정당화하면 오히려 다문화가정을 배척과 공격에 노출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한 익명의 관계자는 “제도에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담당 부처와 지방정부가 실태를 확인해 고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를 대통령과 참모진이 연일 설명해야 할 시급한 국정 의제인지는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