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6.10.28 © 뉴스1 유승관 기자
다음 달 초 '신천지 집단 당원 가입' 의혹 조사 결과 보고를 앞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친청(친정청래)계가 조사 결과 공개를 압박하는 가운데 결과를 발표하더라도 조사에 활용된 명부의 입수 경위와 근거 등을 둘러싼 추가 공방이 불거질 수 있어서다.
의혹을 매듭짓기 위한 조사 결과 공개가 오히려 계파 갈등을 재점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김 대표의 부담이 적잖은 상황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다음 달 5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3일 또는 4일 의원총회를 열고 당원정비 태스크포스(TF)의 신천지 관련 조사 결과를 의원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신천지 교인의 당원 가입 의혹에 대한 자체 조사를 일단락하고 최고위원회에 결과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튿날 민주당TV 유튜브 방송 '민티07'에서 "상당한 정도의 집단적 가입이 있다는 것은 확인됐고 그 외에 상당히 의미 있는 증언들도 축적했다"고 했다.
이번 의총에서는 신천지 교인의 당원 가입 규모와 시점, 조직적인 전당대회 개입 여부 등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친청계를 중심으로 그간 조사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나온 만큼 결과를 둘러싼 공방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조사 결과를 공개하더라도 논란을 매듭짓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신천지 교인의 집단 가입 정황이 확인되더라도 실제 전당대회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는 별도로 입증해야 하는 데다, 조사에 활용된 명부의 출처와 입수 경위까지 추가적인 설명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당에서 빨리 결과를 발표하고 정리하고 넘어갔으면 좋겠다"며 "집단 가입을 했더라도 전당대회에 일부러 개입했다는 건 또 다른 입증이 필요한 문제인데 갈등이 그쪽으로 번지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된다"고 했다.
친청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그간 신천지 신도의 당원 가입 사실을 확인하는 것과 전당대회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입증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구체적인 조사 결과를 밝히라는 요구가 거셌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지난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천지 교인들이 반명 분열주의자들과 손을 잡고 비밀리에 8·17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치고 특정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가입을 했는지"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신천지 교인의 입당 시점과 실제 투표권 행사 규모, 명부 작성 시기 등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성윤 최고위원도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천지 의혹은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며 "언론에 흘려 마치 뭐가 있는 것처럼 의혹만 부풀리고 정작 근거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반명·분열주의·신천지 비밀연합이 존재하는 것인지, 이번 전당대회의 조직적·집단적 개입 여부에 대해 조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내놓으면 된다"고 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28 © 뉴스1 유승관 기자
조사 결과의 공개 방식을 놓고도 지도부 내 이견이 드러난 바 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지난 26일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조사 결과를 보고하기로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친청계로 분류되는 최민희 최고위원은 비공개 의총 보고에 합의한 사실이 없다며 반박했다.
당내에서는 조사 결과 발표를 계기로 소모적인 계파 갈등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계파색이 옅은 한 재선 의원은 "결과 발표를 하더라도 의문점이 남아 있을 수 있는데, 당 상황이 어려우니 무분별하게 추가 의혹을 제기하진 말아주면 좋겠다"고 했다.
신천지 의혹은 김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 당시 이른바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김 대표 취임 이후 진행된 당 자체 조사에서 신천지 교인의 집단 가입 정황이 확인됐다는 설명이 나왔지만, 전당대회 개입 여부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계파 갈등으로 번졌다.
김 대표로서는 조사 결과 공개를 더 미루기도, 공개 이후 추가 공방을 피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정감사 이후 예산안 심사와 민생·개혁 입법으로 당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하는 시점에 신천지 의혹이 다시 계파 갈등의 중심에 설 경우 당 운영에도 부담이 불가피하다.
hi_na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