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낙관론 경계한 靑…한미관계 난기류 속 속도조절

정치

뉴스1,

2026년 October 31일, AM 06:37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3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30 © 뉴스1 허경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방중을 계기로 북미대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청와대가 낙관론을 경계하고 나섰다. 한국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려면 대화의 당사자인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날(30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회담 전망은 아주 불투명, 불확실하다"라며 "지금까지 파악하는 것으로 특별한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최근 통일부와 국가정보원(국정원)이 지난 24일 김 총비서의 방중을 바탕으로 북미대화 가능성을 제기하는 데 선을 그은 것이다. 김 총비서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당일치기로 방문해 중국 공산당 서열 4위인 왕후닝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주석을 만나고, 항미원조기념관과 버스공장을 찾았다. 이를 두고 북미대화 의중을 전달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국정원은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김 총비서가 방중을 통해 북미 대화에 대한 북한의 의중을 중국 측에 전달하고 중국의 역할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김 총비서 방중이) 경제 행사라고 보기 어렵다"며 북미 대화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정치권은 물론 정보당국 안에서도 북미대화에 대한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선을 긋고 나선 건 지나친 낙관이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닥쳐오는 일들이 가변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여건에 있기 때문에 아무도 단정할 수 없다"면서도 "그런 상황(북미대화)에 진입한다면 미측과 소통하고, 공조하고, 협의해야 한다. 우리는 현장에 참여하지 않고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협의 매커니즘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정보당국 간 불협화음은 물론 대미투자, 쿠팡 등 현안으로 인한 한미관계 난기류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북정책에서도 엇박자가 날 경우 페이스메이커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정부 구상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현 외교부 장관 또한 지난 27일 국정감사에서 북미 대화와 관련, '한국과 긴밀히 소통하되 한국이 너무 앞서 나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미국이 전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방북 일정을 마치고 한국을 찾은 이그나치오 카시스 스위스 외교장관과 만나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지난 29~30일 북한을 방문한 카시스 장관은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만나 한반도 및 유라시아 지역의 안보 현안을 논의한 바 있다.

위 안보실장과 카시스 장관은 한반도 평화·안정의 중요성 및 이를 위한 대화와 외교적 노력의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앞으로도 관련 현안에 대해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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