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무소속 의원. 2023.11.15 © 뉴스1 신웅수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무죄 선고로 사법 리스크를 사실상 털어내면서 보수 진영의 주도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른바 '오이한'(오세훈·이준석·한동훈) 연대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지만, 각자의 정치적 이해 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실제 연대로 이어지기보다는 보수 재편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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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23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과 식사 자리를 갖는 등 당내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오 시장은 최근 항소심 선고 당일 서울고법 앞으로 찾아 응원한 현역 의원들을 초청해 만찬을 연 데 이어, 이달에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과 식사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오 시장이 이 같은 '식사 정치'를 통해 강조한 메시지는 보수 통합이다. 서울시는 국정감사 기간 고생한 의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취지라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서는 사법적 부담을 상당 부분 털어낸 오 시장이 본격적으로 영향력 확대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장동혁 지도부와 거리를 두면서도 친한(친한동훈)계에 속하지 않은 의원들에게 오 시장이 새로운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당내 주류와 비주류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채 관망하는 대다수 의원들이 오 시장을 중심으로 결집할 경우, 차기 당권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 6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해 이준석 당시 개혁신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6.6.5 © 뉴스1 유승관 기자
오 시장의 정치적 존재감이 커지면서 보수 재편론이 고개를 들자, 일각에서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이 의원은 오 시장과 가장 적극적으로 보폭을 맞추는 모습이다. 그는 오 시장 항소심 선고 당일 법원을 직접 찾은 데 이어 만찬에 참석해 '오뚝이'(오뚝이처럼, 세파를 이겨내니, 훈풍이 분다) 3행시로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한동훈 의원도 보수 진영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과의 이른바 '훈훈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금 누구와 누구는 친하니 같이, 누구는 친하지 않으니 이런 식의 한가한 얘기를 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을 위한 연대는 친분이 아니라 명분으로 하는 것이다. 명분에 동의하는 사람과는 모두 함께해야 한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나 이 의원도 연대 대상에 포함되는지 묻는 질문에는 "누구(를) 특정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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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보수 진영을 아우르는 연대가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외연 확장이라는 목표는 공유하더라도, 차기 당권과 대권을 놓고 둘러싼 각자의 셈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당장 이 의원은 한 의원을 향해 날을 세우며 공개 저격에 나섰다. 이 의원은 최근 CBS 라디오에서 한 의원을 겨냥해 '법비(法匪·법을 악용해 사익을 취하는 무리)', '안에 수류탄을 까 넣은 사람'이라는 등 비판 수위를 높였다.
친한계 관계자는 "이 의원 입장에서는 한 의원의 존재감이 커질수록 자신의 정치적 공간이 좁아진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보수 연대를 위해 중요한 건 오 시장과의 관계이지, 이 의원은 '종속 변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 8월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문화미래리포트 2026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문화일보 제공) 2026.8.25 © 뉴스1
오 시장과 한 의원 사이 역시 간단하지 않다. 특히 이들은 합리적 보수, 중도층 확장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지지 기반이 일정 부분 겹친다. 오 시장이 이번 항소심 무죄 판결을 계기로 유력 대권 주자로서 입지를 강화하면서, 한 의원의 정치적 공간이 상대적으로 좁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두 사람 모두 장 대표의 강경 노선에 비판적이라는 점에서는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다. 그러나 장 대표에 맞서 당내 영향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는 오히려 비당권파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할 가능성도 있다.
오 시장은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인 데다 당내에서 구심점 역할을 할만한 '친오계' 의원도 뚜렷하지 않다는 점은 세력 확장의 걸림돌로 꼽힌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접촉을 늘리더라도 여의도 정치에 직접 관여하거나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기에는 제약이 따른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복당하지 못한 채 무소속 신분에 머물러 있다. 차기 전당대회까지 복당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오 시장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정치적 노선을 대변할 가까운 후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당대회를 치러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최장수 대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 대표는 강성 당원들의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차기 당대표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이 당 밖에 머무는 동안 장 대표는 당권을 쥐고 당 시스템과 조직 정비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달 30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앞으로 당원 중심 정당을 만들고 국민께 더 사랑받는 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yma@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