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이재명 대통령이 버려야 할 SNS 성공 방정식

정치

뉴스1,

2026년 November 01일, AM 10:49

이재명 대통령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뉴스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변방의 정치인에서 권력의 정점에 오른 독보적인 정치인이다. 성남시장 시절, 그는 SNS를 통해 치적을 알리는 것을 넘어 시의회의 다수를 차지했던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비판하며 여론전을 펼쳤고, 때로는 누리꾼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선 흔치 않은 인지도를 쌓았다. 이런 SNS 정치는 경기지사와 당대표 시절까지 이어졌고, 대통령 당선까지 견인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SNS는 곧 그의 무기였다.

그러나 이 대통령을 키운 SNS가 지금은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의 글을 공유하며 다문화 가정 우대 정책이 내국인 가정에 대한 역차별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혐오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청와대는 부랴부랴 "이용 우선순위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높이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의 SNS 메시지와 청와대의 공식 대응이 엇박자를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여기에 이 대통령의 감정이 SNS 메시지에 여과 없이 드러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외국인 노동자가 국가 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 자신의 발언을 '국가 경제에 도움 안 돼'로 보도한 언론사를 직접 겨냥했다. 또 해당 기사 제목이 바뀌었다는 누리꾼의 글을 공유하며 "기사를 고칠 만큼 잘못했으면 사과하는 게 맞지 않느냐"라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언론중재위 등 공식적인 정정·반론 절차를 밟는 대신 SNS를 통해 직접 언론사를 비판하며 압박에 나선 셈이다.

이러한 논란이 이어지면서 여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다문화위원장인 박해철 의원이 "V(대통령) 입장이 조금 걱정"이라며 보좌진과 나눈 문자메시지가 노출된 것은 당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친명(친이재명)계 역시 SNS 사용에 대해 "조금 줄이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정성호 의원), "정책과 태도, 수단에 대해선 신중하게 판단하고 얘기해야 한다"(김영진 의원)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목숨줄"이라고 표현했던 SNS를 통한 직접 소통을 포기할 뜻이 없어 보인다. 그는 일부 언론 보도를 문제 삼으면서 "이렇게 사실을 왜곡하면서도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SNS를 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은, 때려도 저항하지 말고 그냥 맞아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시민 작가는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이 대통령을 향해 "최강의 대한민국 권력자이기 때문에, 대중이 자기 자신을 보는 눈, 대하는 태도, 평가하는 기준이 다 달라졌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작가의 각종 발언을 둘러싼 논란과는 별개로 이 언급은 새겨들을 만한 지적이다.

이제 이 대통령은 100만 명의 성남시민을 대표하는 시장도, 1000만 명을 대표하는 경기지사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야당 대표도 아니다. 과거 SNS가 본인의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는 무기였다면, 권력의 정점에 선 지금은 그 무기를 사용하는 방식부터 달라져야 하는 이유다.

지금 언론 등이 지적하는 것은 이 대통령에게 SNS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발언의 내용만큼이나 타이밍과 목적이다.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즉각 반응해 갈등을 키우기보단, 충분히 숙고한 뒤 SNS를 통해 국민에게 정확한 사실과 정부의 입장을 설명해 달라는 것이다. 서로 다른 목소리를 조정하고 논쟁을 매듭지으며, 갈라진 여론을 하나로 모으는 데 SNS를 활용해 달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의 1시간이 국민의 5200만 시간에 해당한다고 즐겨 말한다. 이는 대통령이 5200만 국민을 대표하는 엄중한 자리에 있다는 의미다. 그 자리에 걸맞게 대통령의 말은 갈등을 부추기는 데 쓰이는 것이 아니라 공론을 모으고, 논쟁을 정리하며 반대편을 설득하는 데 쓰여야 한다. 지금까지의 SNS 정치가 그를 변방의 지자체장에서 대통령으로 키웠다면,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첫걸음은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버리고 SNS의 쓰임새를 바꾸는 것부터일 것이다.

grown@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