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순응만 하다가는 국가 존망 위협”

정치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2일, AM 06:02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김흥규 국립외교원장은 최근 한미 간 정보공유 제한 논란 등 양국 관계의 이상기류에 대해 “한국전쟁 이래 이처럼 엄청난 국제질서 변화가 진행된 것은 처음일 것”이라며 “한미관계에도 난기류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없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진단했다. 한미 갈등은 단순한 정책적 마찰이 아니라 국제질서가 재편되고 동맹의 성격 자체가 바뀌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진통이라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3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그동안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패권질서 속에서 적응하며 살아왔다”며 “동맹이라고 하지만 수직적 의존관계에 익숙해져 있었고, 이런 관계가 상당 기간 지속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도 같은 태도로 대응한다면 대한민국의 존망까지 위험할 수 있는 시기”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한미동맹이 과거의 수직적 의존관계에서 동반자적이면서도 거래를 바탕으로 한 상호의존 관계로 질적 전환을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한국이 순응하던 시대에서 양국이 각자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미국도 변화를 원하고 있지만 이러한 시대를 경험해보지 못했고 한국도 마찬가지”라며 “서로가 새로운 관계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조정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미셸 스틸 박 주한 미국대사가 한미관계를 ‘터뷸런스(난기류)’에 비유한 것에 대해서도 이 같은 구조적 변화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이 오랜 기간 익숙했던 관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동맹의 질서를 만들어가는 만큼 지금의 마찰을 일시적인 외교적 불화나 동맹의 파탄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김 원장은 “지금은 미국도 한국도 경험하지 못한 변화의 시대”라며 “한미동맹 역시 새로운 질서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김흥규 국립외교원장 인터뷰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김흥규 국립외교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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