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혼자 하나" "연애를 조금 더"…복잡해진 여권 '합당 방정식'

정치

뉴스1,

2026년 November 03일, AM 10:46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후반기 단체 기념 사진 촬영에 자리하고 있다. 2026.9.3 © 뉴스1 신웅수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론을 둘러싸고 여권 내부의 신경전이 격화하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정청래 전 대표의 '내년 1월 합당론'을 공개 비판하자 친청(친정청래)계가 과거 합당 무산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맞섰고, 조국혁신당도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인 합당 주장에 반발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3일 민주당 유튜브 방송 '민티07'에서 정 전 대표가 내년 1월을 혁신당과의 합당 시한으로 제시한 데 대해 "선의의 통합, 어떤 진지한 논의 과정과 노력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당내 투쟁 수단처럼 제기됐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대표는 "정말로 1월에 통합하려 생각한다면, 저런 식으로 접근하면 상당히 어려워지지 않겠나"라며 "갑자기 시한을 박아 얘기하는 방식이 실제 도움을 주진 못할 것이라고 많은 분들이 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지난 합당론이 논란이 된 시기 이후 여러 상황을 거치고, 최근에는 그때보다 훨씬 어려운 환경인 게 사실"이라며 "훨씬 더 부정적 분포가 많이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합당에 대한 당내 여론이 과거보다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청래 (지도부) 시기에 합당이 무산된 것도 당원 의사를 확인·수렴하는 과정과 별도로 일방 선언식으로 됐던 과정, 절차가 무시됐던 것 때문에 그르친 측면이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합당 추진 시기와 방식을 둘러싼 이견은 올해 초 합당 논의가 무산된 책임을 따지는 당내 공방으로도 번졌다.

친청계인 한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 전 대표의 합당 제안을 두고 김 대표 측에서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내용의 기사 제목을 공유하며 "올해 초 합당 제안을 했을 때 누가 반대했고, 그 배후에 누가 있었는지, 결국 누가 말아먹었는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데"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러지 말자. 우리 당원과 지지자들이 지난 시간을 모두 지켜봤다"라고 했다.

혁신당은 양당 간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합당 시기부터 거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신장식 혁신당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민주당의 합당 추진 주장에 대해 "저분들은 결혼을 혼자 하시나 보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양당 간 합당 논의가 진척됐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신 대표는 정 전 대표가 내년 1월 합당을 주장하기 전 자신이나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에게 연락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어 지난 합당 추진 과정에서 혁신당을 향해 제기된 색깔론과 밀약설 사과와 교섭단체 요건 완화 등 정치개혁 과제의 이행을 요구했다.

특히 합당을 민주당 지도부의 정치적 국면 전환 수단으로 삼는 데 선을 그었다. 신 대표는 "소위 김민석 체제의 국면 전환으로 합당할 생각은 1도 없다"며 "국면 전환의 소재로 합당을 이야기하는 것은 우당에 대한 예우도 아니고 실제 이뤄지기도, 현실화하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준형 혁신당 원내대표도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합당 문제를 당내 공방의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 전 대표 때부터 우리는 약간 모욕적으로 느낀다"며 "우리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이나 비공식적으로라도 진심을 전한 적이 없고 계속 언론 플레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도 계속 우리와 얘기하지 않은 사실을, 언론을 통해 말한다"며 "서로의 공방의 카드로 (혁신당 합당 문제가) 사용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9.29 © 뉴스1 구윤성 기자

민주당에서는 합당 자체에 찬성하면서도 구체적인 시기를 정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5선의 박지원 의원은 이날 YTN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혁신당과의 합당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정 전 대표의 '1월 합당론'에 대해 "뜬금없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지금은 찬반이 또 첨예하게 갈려 있다"며 "연애를 더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합당 시한을 정하기보다는 충분한 숙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기헌 의원도 KBS '전격시사'에서 "합당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내년 1월이라고 못 박는 건 약간 작위적"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달 28일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5선 이상 중진 의원들의 만찬에서 합당 문제가 거론된 것과 관련해 당시 참석했던 박 의원은 이 대통령이 먼저 합당을 제안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얘기를 하는 과정에 그러한 이야기가 나오니까 동의를 하시는 것 같더라"며 "그냥 '동감이다' 하는 정도로 가볍게 말씀하시더라"고 전했다.

이처럼 양당 간 합당 논의는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한 채 민주당 내부의 책임 공방과 혁신당의 반발만 이어지는 양상이다. 통합을 위한 실질적인 협의보다 정치적 신경전이 부각되면서 양당 간 감정의 골만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iminalli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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