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주요 지역들의 실제 거래 가격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그것도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정확한 정보를 국민에게 전달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집값 급락 시 공적임대주택 용도로 정부가 주택을 대량 매입하는 방안까지 공개하며 ‘부동산 불패신화’를 깨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가격 하락의 충격에는 대비하되, 집값은 결국 오른다는 기대에 따른 추격 매수에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1.3
이 대통령은 “서울 지역의 지금 아파트 매물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지 않느냐”며 “거래량은 매우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지역의 실거래가 하락을 언급하면서도 “물론 아닌 지역도 또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주택 가격 상승을 해야 이익을 보는 쪽”에서 자료 일부를 활용해 시장 상황을 “한쪽 방향으로 이렇게 몰아가는 측면들이 보인다”며 통계가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우려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가격은 안정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데, 폭등도 폭락도 바람직하진 않다”며 “정확한 정보에 따라서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주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엑스(X·옛 트위터)에서 한층 강한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국민과 나라를 위해 부동산 불패신화는 이제 깨질 때가 되었고, 또 반드시 깨야 한다”며 “집값이 크게 하락할 경우 공적임대주택 용도로 정부가 대량매입하는 것을 포함해 대비책은 이미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또 “집값 하락을 정부가 견디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정권의 운명보다 망국적인 부동산투기공화국 탈출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집값 하락이 경기와 금융시장을 흔들면 정부가 결국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금융시장 충격에 대해서는 “이 정부 들어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고 주택담보대출을 관리했기 때문에 집값 변동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도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공급 확대 기조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서울 집값 상승의 상당 부분이 2022년부터 시작된 지방정부의 주택 인허가 급감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정부 들어 인허가가 정상화되면서 2028년 전후부터는 공급절벽도 완화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닥치고 공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서울에서는 매물이 늘어나는 가운데 지역별 가격 흐름은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7만9919건으로 ‘8·3 세제개편안’ 발표 당시 6만409건보다 32.2% 증가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매물이 늘었으며 성북구의 증가율이 57.1%로 가장 높았다.
다만 매물 증가가 서울 전역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 기준 강남·서초구 아파트값은 11주 연속 하락했지만 성북·서대문구는 각각 0.36%, 도봉구는 0.33% 상승했다.
건설·부동산 애널리스트 출신인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강남권 가격 하락에 이어 내년에는 다른 지역에서도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세제 개편으로 조정대상지역의 해당 등록임대 아파트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 기한을 원칙적으로 2027년 말까지로 설정했다. 다만 의무임대기간이 남아 있는 경우 등에는 별도 기한이 적용된다.
상생임대주택은 올해 말까지 상생임대기간이 종료됐다면 내년 말까지 팔아야 거주요건 면제를 받을 수 있다. 이후 종료되는 경우에는 종료일부터 1년 이내와 2029년 말 중 빠른 날까지 양도해야 한다. 두 제도의 혜택이 일괄 종료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보유자의 매도를 앞당길 유인이 생긴 셈이다
채 대표는 이 같은 세제 변화로 매도 필요성이 커진 보유자들이 주택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런 주택들은 강남에만 있는 게 아니라 올해와는 크게 달라지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매도 대기 물량이 나오면서 강남권 밖에서도 가격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