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8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접견,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8.24 © 뉴스1 유승관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론을 둘러싸고 여권 내부의 신경전이 격화하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정청래 전 대표의 '내년 1월 합당론'을 공개 비판하자 정 전 대표가 직접 반박하고 친청(친정청래)계도 과거 합당 무산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맞섰다. 조국혁신당 역시 공식적인 협의 없이 합당 시기부터 거론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3일 민주당 유튜브 방송 '민티07'에서 정 전 대표가 내년 1월을 혁신당과의 합당 시한으로 제시한 데 대해 "선의의 통합, 어떤 진지한 논의 과정과 노력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당내 투쟁 수단처럼 제기됐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정말로 1월에 통합하려 생각한다면, 저런 식으로 접근하면 상당히 어려워지지 않겠나"라며 "갑자기 시한을 박아 얘기하는 방식이 실제 도움을 주진 못할 것이라고 많은 분들이 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올해 초 합당 논의가 무산된 배경으로 당원 의사를 확인하고 수렴하는 절차가 무시된 점을 꼽았다. 합당에 대한 당내 여론도 당시보다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 전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마치 제가 당원주권을 도외시한 것처럼 왜곡하는 것은 유감스럽다"며 "당내 투쟁 운운하시던데 가당치 않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정 전 대표는 내년 1월을 합당 시한으로 제시한 이유에 대해 2028년 총선 경선에 참여할 혁신당 출신 당원들에게 충분한 준비 기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합당을 전제하면 이분들에게 적어도 6개월 정도는 당원 모집 기간을 보장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그래서 저는 1월 합당론을 주장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이후 SNS에 관련 기사를 또 공유하며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고, 매사 흐린 눈으로 세상을 봐서야 되겠는가"라며 "나는 당내 투쟁 관심 없고, 합심단결 승리에 매진한다"고 재차 반박했다.
합당 추진 방식을 둘러싼 이견은 올해 초 합당 논의가 무산된 책임을 따지는 당내 공방으로도 번졌다.
친석(친김민석)계인 김용만 의원은 "직전 논의 과정에서 당원분들의 의견 수렴 없이 혁신당으로 합당 제안이 넘어가며 많은 부작용이 있었다"며 당시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반면 친청계인 한민수 최고위원은 "올해 초 합당 제안을 했을 때 누가 반대했고, 그 배후에 누가 있었는지, 결국 누가 말아먹었는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지 말자. 우리 당원과 지지자들이 지난 시간을 모두 지켜봤다"라고 했다.
박규환 전 최고위원도 김 대표를 향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라. 당원 투표는커녕 여론조사도 못 하게 만든 사람이 누구인가"라며 "대통령의 합당 의지마저 무시하고 거짓과 선동으로 합당 논의조차 가로막은 사람이 누구인지 천하가 다 아는데 이 무슨 낯 뜨거운 거짓말인가"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는 합당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시기를 정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민주당 대통합추진단 혁신당 연대분과 위원장인 이해식 의원은 이날 뉴스1 유튜브 '팩트앤뷰'에서 정 전 대표의 '1월 합당론'에 대해 "합당에 방해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지도부를 비롯해 의원들까지 합당에 대해 합의를 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내년 1월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당 대표나 지도부에게 먼저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다음 총선에서 양당이 각각 후보를 낼 경우 표가 분산될 수 있다며 "총선 전 합당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전 국회의장도 민주개혁 진영의 연대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합당 시한 설정에는 선을 그었다.
우 전 의장은 SNS를 통해 "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를 시한을 정해두고 추진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상대를 존중하며 두터운 신뢰의 기반을 쌓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5선의 박지원 의원은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1월 합당론에 대해 "뜬금없는 소리"라며 "조금 더 연애를 더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매불쇼'에서도 "전현직 대표가 지금 싸움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라며 "두 분 다 옳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 전 대표의 합당 시한 제시에 대해 "마치 자기가 당대표나 되는 양"이라며 "삼가야 할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헤어져 있지만 역할 분담이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장 합당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통합하면 이기고 지금처럼 분열돼 있으면 진다"며 통합 필요성은 거듭 강조했다.
이기헌 의원도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합당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내년 1월이라고 못 박는 건 약간 작위적"이라고 밝혔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11.3 © 뉴스1 황기선 기자
혁신당은 민주당 내부의 합당 공방에 자신들이 활용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신장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결혼은 혼자 하나라는 질문을 정 전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모든 의원께 드리고 싶다"며 민주당의 신뢰 회복과 공식 사과를 선결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는 "내란 극복 연합, 민주 대연합을 민주당 집안싸움에 희생시키지 말라"며 "우당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만 아니라 민주진보진영 전체가 힘을 모아내는 데 방해가 될 뿐"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이날 오후 유튜브 '매불쇼'에서도 김 대표와 정 전 대표를 겨냥해 "두 분이서 싸우면 좋겠는데 왜 자꾸 우리를 소재로 싸우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가 혁신당과의 정책 연대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데 대해서는 "뭘 하고 있다는 건지, 뭘 하고 있는 게 없다"라며 양당 간 공식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준형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 전 대표 때부터 우리는 약간 모욕적으로 느낀다"며 "우리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이나 비공식적으로라도 진심을 전한 적이 없고 계속 언론 플레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로 공방의 카드로 (혁신당 합당 문제가) 사용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양당 간 합당 논의는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한 채 민주당 내부의 책임 공방과 혁신당의 반발만 이어지는 양상이다. 통합을 위한 실질적인 협의보다 정치적 신경전이 부각되면서 양당 간 감정의 골만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iminallin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