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오세훈 무죄 판결, 정치자금법 우회할 쪽문 열어줘"…파기환송 촉구

정치

뉴스1,

2026년 November 05일, AM 11:47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전문가 좌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오세훈 항소심 판결의 문제점, 의도적 쟁점 축소와 자료 배척 뒤바뀐 증거 평가'란 주제로 논의를 했다. 2026.11.5 © 뉴스1 김명섭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두고 "정치자금법 규제를 우회할 쪽문을 열어줬다"고 비판하며 대법원의 파기환송을 촉구했다.

민주당 법률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세훈 항소심 판결의 문제점 전문가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는 당 법률위원장인 양부남 의원과 한정애·박주민·서영교 의원, 법조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한 의원은 오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2심 판결과 관련해 "이 판결은 돈 따라가는 방법을 알려준, 새로운 쪽문을 열어준 판결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정치자금법이 만들어진 이후 20년을 거치며 우리 사회는 '돈은 묶고 입은 푼다'는 기조를 유지해왔다"면서 "이미 증거자료로서 1심에서 확정된 내용의 증명력을 축소하고, 이미 채택된 증거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정치자금법을 형해화할 방안을 만들어 놨다"고 지적했다.

박주민 의원도 항소심 판결이 제3자를 통한 정치자금 지출을 사실상 허용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의원은 "여론조사에 대한 의뢰 관계와 대납 요청이 분명해야만 처벌할 수 있다면 정치인들은 그런 구조를 만들지 않는 방식을 취해 얼마든지 정치자금을 집행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자금법에 '의뢰'라는 요건은 없는데 법원이 쟁점으로 삼으면서 법에 없는 구성요건 하나가 만들어진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이런 식으로 정치자금을 집행하는 것을 면책해주는 판결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좌담회를 주최한 양부남 의원은 "이 판결이 구체적으로 무엇이 잘못됐는지 낱낱이 밝히고,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지 않았을 경우 정치 영역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지 검토함으로써 파기환송을 촉구하는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발제자로 나선 문건일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가 오 시장의 '직접 여론조사 의뢰 및 대납 요청 여부'로 쟁점을 좁히고, 통화 녹음과 카카오톡 메시지 등 관련 증거를 배제하거나 개별적으로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문 변호사는 "항소심의 증거 평가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섰고 대법원에서 파기돼야 한다"면서 "제3자가 돈을 대는 여론조사 지원은 사실상 앞으로 처벌이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항소심이 명 씨 측에서 여론조사 실무를 담당했던 강혜경 씨의 휴대전화 녹음을 위법 수집 증거로 배제하고, 캠프 관계자의 카카오톡 메시지와 후원자 김한정 씨의 변호사 면담 메모 등 간접 증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 김한정 씨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여론조사 10건 중 5건에 대한 비용 대납을 인정해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은 명 씨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뒤집어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은 또 강 씨의 휴대전화 통화 녹음 일부를 위법 수집 증거로 판단해 증거에서 배제했다.

한편 박 의원은 이번 판결이 드러낸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여론조사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공직선거법 등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명태균 씨 측이 운영하는)미래한국연구소는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은 업체로 네 차례 고발됐지만 등록취소 처분을 할 수 없었다"며 미등록 여론조사업체 88곳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 기구의 등록을 의무화해 감시·감독 체제 안에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며 비공표 여론조사 신고 강화와 조사 자료 보관 기간 연장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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