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정보유출' 나사 풀린 외교부…캄보디아 '국민 보호' 직무 유기

정치

뉴스1,

2026년 November 05일, PM 12:00

(감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2026.11.05.© 뉴스1

대통령 순방단 168명의 여권정보 등이 온라인에 약 5개월간 노출돼 보안 관리가 도마에 오른 외교부가 재외국민 보호 업무도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의 취업사기·납치·감금 피해가 급증하는데도 여행경보 상향을 미루고 대응기구 가동도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5일 '재외공관 재외국민 보호 등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캄보디아 취업사기·감금 피해에 제때 대응하지 않은 외교부 간부 3명에 대해 경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감사는 지난해 11~12월 외교부 본부와 주캄보디아대사관 등 19개 재외공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발령요건 안 맞고 양식도 없어"…피해 급증에도 여행경보 유지
감사원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 우리 국민의 취업사기 등 범죄 피해자는 2023년 17명에서 2024년 220명, 지난해 504명으로 늘었다.

3년간 총 741명이 피해를 봤으며, 지난해 8월에는 우리나라 대학생이 현지 범죄단지에서 고문 끝에 숨지는 일도 있었다.

외교부는 2023년 12월 이후 취업사기·감금 피해와 범죄의 흉포화 양상을 파악하고도 대사관의 여행경보 상향 건의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다.

2024년 4월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건의에는 취업사기가 상시적인 위험이어서 발령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회신했고, 같은 해 7월 상향 건의는 조정양식이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치했다.

이후에도 규정에 없는 캄보디아 정부에 대한 사전설명과 부서 간 협의 등을 이유로 조정을 미뤘다.

지난해 4월에는 한 부서의 '신중 검토' 의견을 다른 부서가 '상향 자체에 반대한 것'으로 받아들여 추진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사관도 2024년 12월 이후 상향을 건의하지 않았다. 결국 외교부는 피해가 발생한 지 약 2년이 지난 지난해 9월, 대학생 사망사건 보도 이후에야 여행경보를 높였다. 감사원은 이 과정에서 우리 국민의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가동도 검토하지 않았다. 2023년 12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총 161명의 피해자가 발생했지만, 외교부는 "취업사기가 국가위기나 해외위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대책본부 가동을 위한 회의조차 열지 않았다.

감사원은 외교부 장관에게 당시 담당 C 국장과 A·B 과장에 대한 경징계를 요구했다. 여행경보 상향을 적극적으로 건의하지 않은 D 전 주캄보디아대사에 대해서는 재취업 등을 위한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했다.

여행경보 조정에 한 달 넘기도…긴급전화 연결까지 2시간
여행경보 조정 지연은 다른 지역에서도 확인됐다. 2023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재외공관 건의에 따른 수시조정 54건 중 16건은 조정까지 15일 이상 걸렸다. 이 가운데 9건은 30일 이상 소요됐다.

주태국대사관은 2024년 1월 미얀마 샨주와 라오스 경제특구로 연결되는 국경검문소 2곳의 여행경보 상향을 건의했다.

그러나 외교부는 좁은 구역에 경보를 발령한 전례와 교민에게 미칠 영향 등을 검토한다며 43일 뒤에야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영사안전콜센터와 재외공관 간 역할 분담과 연락체계에도 문제가 있었다. 같은 기간 사건·사고 신고의 34.5%가 공관으로 직접 접수됐으며, 이 중 약 60%는 콜센터의 정보 안내와 통역 제공 등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경미한 사안이었다.

콜센터가 취업사기 신고를 받고 주라오스대사관에 긴급전화로 연락했지만 통신장애로 추정되는 문제로 2시간이 지나서야 연결된 사례도 있었다.

감사원은 외교부에 여행경보 조정 협의의 방법과 기한 등을 지침으로 정하고, 콜센터의 초기 대응 기능과 공관 간 연락체계를 개선하도록 통보했다. 영사조력 범위도 구체적인 상황과 사례를 통해 안내하도록 했다.

immu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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