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버 정국' 막후 조율한 조 의장…국회파행 최소화 '운용의 묘'

정치

뉴스1,

2026년 November 05일, PM 06:10

조정식 국회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11.5 © 뉴스1 황기선 기자

여야 간 날 선 대치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정국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가운데 조정식 국회의장이 '운용의 묘'를 발휘하면서 국회 파행이 최소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병도 더불어민주당·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4일)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조 의장 주재로 만나 본회의 안건을 협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은 조작 기소 특검법과 함께 도시정비법, 도시재정비촉진법, 용산공원 특별법과 초광역특구 관련 결의안, 민주유공자법 등 안건 6건 상정을 요구했다.

조작 기소 특검법을 '이재명 죄 없애 기법'이라고 비토해 온 국민의힘은 이 법안이 상정될 경우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조 의장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국 긴장이 높아지면서 조 의장은 막후에서 여야 모두와 접촉하며 조율에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진다.

조 의장은 이날 오후 3시 본회의에 조작 기소 특검법을 상정하겠다고 공지하면서 정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검법을 포함해 안건을 3건으로 압축했다.

3건 중 첫 번째로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닌 인사 안건을 올렸다. '내란 부정' 발언으로 논란이 인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이다. 이는 국민의힘이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범여권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두 번째는 지방 주도 성장을 위한 초광역권 전략산업 특구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으로, 필리버스터 대상이지만 조 의장이 중재 역할을 하면서 역시 무제한 토론 없이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당초 결의안에 반대하며 필리버스터를 예고했던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하는 방식으로 항의했고, 김승수 의원만 반대 토론을 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12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ㆍ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6.11.5 © 뉴스1 황기선 기자

이에 따라 마지막 안건인 조작 기소 특검법에 대해서만 이날 오후 4시께부터 24시간 동안 필리버스터가 진행된다.

국민의힘이 당초 5일부터 3박 4일간 필리버스터에 나서는 방안 등을 검토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간이 3분의 1로 단축된 셈이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와 관련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야) 협상 과정에 사실 필리버스터가 3개 (안건) 정도로 예상됐는데, 최대한 협상을 하고 국회의장이 중재해 이렇게 결론이 났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2026 국회 입법박람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국민의 목소리를 실제 입법과 정책으로 연결하고 기업의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제·문화·미래·입법 등 4개 전시 공간에 국회와 정부, 공공기관, 기업, 시민단체 등 88개 기관·기업·단체가 참여한다. 2026.11.5 © 뉴스1 김명섭 기자

조 의장은 국회 잔디광장에서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국회 입법박람회를 통해 국민 소통도 강화한다. 국민 아이디어를 수렴해 입법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여야 정당은 나란히 부스를 열고 입법 제안을 청취한다.

국회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의장이 '초광역특구 특위는 민생 관련인데 굳이 필리버스터할 필요가 있겠냐'는 식으로 양당에 말하며 중재 노력을 열심히 했다고 한다"며 "민주유공자법 등도 워낙에 오래 밀린 것이라 이 역시 중재를 통해 필리버스터 없이 가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누구 한쪽 손만 들어줄 수가 없는 게 (당적이 없는) 의장 입장이기 때문"이라며 "민주유공자법을 한 단계 늦추는 대신, 필리버스터는 2개 할 것을 하나로 줄인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국민의힘에선 조 의장을 향한 비판도 제기됐다. 박형수 의원은 이날 조작 기소 특검법 반대 필리버스터에서 "국회의장은 첨예한 법안을 조정하기 위해 당적을 버린 것"이라며 "여전히 민주당 편을 들 것 같으면 민주당으로 돌아가라"고 반발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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