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갈등 비용’ 연평균 232조…“20년간 좌초한 예방·해결법 제정해야”

정치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6일, PM 06:01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공공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 비용이 연평균 232조원이 넘는다는 분석 속에 공공갈등 관리를 위한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05년부터 입법이 추진된 후 번번이 무산돼 이번 22대 국회에선 제정돼야 한다는 제언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왔다.

김광구 경희대 교수는 6일 서울시내 한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공갈등의 예방 및 해결에 관한 법률안’ 제정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지난 8월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이다.

김 교수는 공공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갈등관리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먼저 부각했다.

실제로 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사회적 갈등비용은 연평균 232조원을 웃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갈등이 꼽힌다.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주민과 정부 간 대립은 장기간 이어지며 사회적 갈등의 대표 사례로 남았다. 최근에도 공공정책을 둘러싼 충돌은 반복돼, 2024년 대구에서 기후대응댐 건설 관련 공청회가 열렸을 당시에는 참석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2024년 낙동강권역 기후대응댐 공청회서 발생한 몸싸움(사진=연합뉴스)
2024년 낙동강권역 기후대응댐 공청회서 발생한 몸싸움(사진=연합뉴스)
공공갈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입법 논의는 20년 가까이 이어졌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 2005년부터 갈등관리기본법 제정이 추진됐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번번이 좌초했다. 반면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제도화는 상당 부분 진행됐다. 현재 17개 광역자치단체와 136개 기초자치단체가 갈등관리 조례를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지역별로 갈등을 관리할 제도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중앙정부 차원의 통일된 법적 기반은 여전히 부재한 상황이다.

김 교수는 법안에 중앙정부와 현장 간 갈등 조정 체계를 구축하고, 갈등관리 역량을 뒷받침할 지원 조직을 마련하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국무조정실과 직접 소통하는 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운영하고, 갈등관리지원센터를 설립하거나 지정하는 방안이다. 공공갈등 관리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평가하는 내용도 법안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갈등조정협의회는 공공정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 간 대화와 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갈등관리지원센터는 관련 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갈등관리 역량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갈등 발생 이후 사후 수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책 수립 단계부터 갈등 요인을 파악하고 조정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김 교수는 갈등관리기본법 제정이 공공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합의와 조정을 통한 정책 결정 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합의형성 문화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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