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따라 떠났다가 찾은 사랑, 문희와 이베의 리듬 있는 인생(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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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5년 7월 07일, 오전 05:50

(MHN 김예품 인턴기자) '인간극장'이 서아프리카 전통춤을 배우기 위해 떠난 문희 씨와 그곳에서 만난 문희 씨의 반쪽 이브라힘 씨의 이야기를 담는다.

7일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문희와 이베'편이 방송된다.

바늘 가는 데 실 가고, 바람 가는 데 구름 가듯 일도 사랑도 언제나 함께하는 영혼의 단짝이 있다. 경기도 김포시에 살고 있는 양문희(40) 씨와 이브라힘 코나테(40) 씨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문희 씨는 8살부터 지금까지 줄곧 춤만 바라보며 살아왔다. 발레로 시작해 한국무용, 현대무용까지 섭렵하던 중, 대학 시절 교환학생으로 갔던 미국에서 ‘아프로 컨템포러리’라는 장르를 접했다. 자유로운 리듬에 매료된 그는 홀로 서아프리카 유학길에 올랐다.

그 선택은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한국에 돌아온 문희 씨는 서아프리카 전통 춤을 국내에 전하는 거의 유일한 댄서가 되었고, 스스로 공연팀 ‘포니케’를 꾸려 무대에 오르며 제자도 길러내고 있다.

그의 곁을 지키는 이브라힘 코나테 씨는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젬베 연주자다. 젬베는 서아프리카의 대표적인 타악기로, 그는 자국은 물론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수많은 무대에 섰던 실력자다. 두 사람의 인연은 9년 전 공항에서 시작됐다. 각자의 공연 일정으로 코트디부아르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마주쳤고, 이브라힘 씨가 먼저 관심을 보이며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진심 어린 구애 끝에 1년 반 뒤 결혼에 골인했다.

당시 이브라힘 씨는 일본에서 세 개의 밴드를 운영하며 모델로도 활동할 만큼 안정된 커리어를 쌓고 있었지만, 문희 씨와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접고 한국행을 택했다. ‘사랑꾼’이라는 말이 전혀 과하지 않다. 지금은 문희 씨가 이끄는 포니케 팀의 음악감독이자, 본인이 리더로 있는 밴드 ‘떼게레’를 이끌고 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네 살 된 쌍둥이 딸 사랑이와 미예가 있다.

이들의 삶이 언제나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서아프리카 전통춤과 음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이들이 아직은 많지 않고, 고정된 무대나 수입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이 문화를 알리기 위해 오늘도 전국을 누빈다. 천안 공연이 끝나면 정선으로, 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일상이 반복되지만, 함께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

문희 씨가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또 다른 든든한 존재는 바로 부모님이다. 부모님은 그를 말리지 않았다. “무엇을 하든 잘할 거라 믿었다”는 말로 늘 응원해 줬고 지금은 딸보다 사위 이브라힘 씨를 더 먼저 반긴다. 농사를 짓고 있는 부모님을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강화도에 가서 일손을 돕는 이브라힘 씨는 음악과 농사, 육아와 귀화 준비까지 병행하고 있다.

요즘 같은 여름철은 두 사람에게 성수기다. 축제나 문화 행사가 많아지는 시기라 무대에 설 기회도 늘어난다. 평일엔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주말엔 공연장으로 향한다. 아이들은 외할머니에게 맡기고, 두 사람은 함께 젬베 소리에 맞춰 춤추며 무대를 채운다.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지 않은 것도 고민이고, 수입이 고정되지 않은 것도 고민이에요. 하지만 저희는 괜찮아요. 모든 건 때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두 사람은 오늘도 자신들의 리듬대로 흔들리고 춤추며 삶을 이어간다.

한편, '문희와 이베'는 7일부터 11일까지 매일 오전 7시 50분 방송된다. 

 

사진=KBS 1TV '인간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