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우영 기자] 배우 이루다가 첫 일일드라마 출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루다는 MBC 일일드라마 ‘태양을 삼킨 여자’(극본 설경은, 연출 김진형)에서 백미소 역으로 출연해 인상 깊은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태양을 삼킨 여자’는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한 세상, 하나뿐인 딸의 이름으로 재벌가에 맞선 한 여자의 처절한 복수극을 그린 드라마다. 장신영, 서하준, 윤아정, 오창석, 전노민 등이 출연 중이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새로 쓰면서 인기리에 방송 중이다.
이루다는 극 중 백미소 역을 맡았다. 백설희(장신영)의 하나뿐인 딸이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누구보다 엄마를 아끼고 이해해 주는 속 깊은 인물이다. 특별하고도 애틋한 모녀 관계로 극의 분위기를 끌어 올렸지만 친구인 우보람(오가연)을 지키기 위해 민강유통 회장의 막내 딸 민세리(박서연)과 맞서게 되고, 비뚤어진 복수심으로 보복 폭행을 당하고 진실을 은폐하려는 민강유통의 계략에 휘말려 억울한 누명을 쓴 채 스스로 죽음을 선택해 큰 충격을 안겼다.
휘몰아치는 미소의 서사 속에서 이루다는 극한의 상황에 몰린 인물의 복잡다단한 감정선을 세밀하게 표현해 내며 몰입도를 배가시켰다. 특히 향후 극 전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키 플레이어’로 활약하며 확실한 존재감을 남겼다.
12회까지, 임팩트 있는 연기로 존재감을 남긴 이루다는 “12회에 백미소가 죽었는데, 제가 어떻게 보면 ‘태양을 삼킨 여자’의 포문을 열어준 것 같다. 더 나오고 싶다라는 욕심보다는 제게 주어진 회차 안에서 충분히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더 많이 했다. 팬 분들은 더 많이 나오지 않아서 아쉽다고 하시는데, 저는 분량을 알고 들어갔기에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첫 일일드라마에서 중학교 3학년 ‘백미소’를 연기하게 된 이루다. 그는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 내가 잘 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으로 선택을 했는데 막상 촬영이 다가오니까 잘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걱정된 부분 중 하나는 중학교 3학년이라는 설정이었는데, 저와 같이 나오는 친구들이 저보다 많이 어렸다. 중학교 3학년인 것도 걱정이 되는데 같이 붙는 친구들도 저보다 어리다보니 중학교 3학년은 어떤 모습일까 싶어서 PC방에 갔다. 거기에서 본 중학생 친구들은 내 중학교 3학년 때와는 다르고, 더 어리게 느껴졌다. 그런 상태로 나름대로 중학교 3학년의 백미소를 표현하려고 도전을 했는데 감독님이 오시더니 ‘애써 어린 척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 자연스럽게 그냥 이루다의 느낌으로 해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해주셔서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중학교 3학년의 캐릭터지만 감정선은 그 어떤 캐릭터보다 복잡하고 깊었다. 짧은 분량인 만큼 더 임팩트를 줘야했기에 고민이었을 터. 이루다느 s“백미소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비극적인 캐릭터라서 그게 어떤 마음일까, 어떻게 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걸까라고 생각해 많이 찾아봤던 것 같다. 그러면서 엄청난 고통일텐데 내가 감히 이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심리 상담사, 정신의학과 선생님들의 인터뷰를 많이 찾아봤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과 생각만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지 않나. 그래서 그런 생각도 많이 하면서 준비했다”라며 “별 다섯 개 중에 네 개 정도 되는 것 같다. 이후에 다른 작품들을 더 해보고 경험이 쌓였을 때는 ‘태양을 삼킨 여자’를 돌아보며 몇 점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꽤 높은 난이도에 속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루다의 고민을 덜어준 건 김진형 감독이었다. 이루다는 “감독님께서 제게 ‘백미소 되게 중요해’ 이런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저도 이해가 안 되면 못하는 편이라 질문도 되게 많이 했는데, 엄마에게 화내는 모습은 많이 의아했다. 엄마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이렇게 엄마에게 화를 내고 예의없게 하는걸까 싶었는데 감독님께서 ‘미소는 엄마를 진짜로 미워하는 게 아니라 지금 화낼 대상이 필요한 것’이라고 해주셨다. 그래서 저도 곰곰이 생각해보니 가족처럼 가까운 존재들에게 오히려 신경을 못 쓰고 예의를 못 차릴 때가 있지 않나. 특히 백미소는 중학생인 만큼 감정 기복이 큰 시기이니 그럴 수 있겠다 싶으며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에 대한 깊은 연구와 감독 등으로부터 받은 조언으로 ‘백미소’를 만들어낸 이루다는 성공적으로 ‘태양을 삼킨 여자’의 포문을 열고 퇴장했다.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몰입도를 보였던 이루다인 만큼 SNS에 자살 예방 문구 등을 남기며 메시지를 전하기도 해 눈길을 모았다. 이루다는 이 문구를 남긴 이유에 대해 “‘태양을 삼킨 여자’를 준비하면서 정신의학과 선생님들의 상담 내용을 많이 찾아봤었는데, 옥상신 찍고 돌아왔을 때 백미소와 같은 결정을 하신 분들도 있고, 그 문 앞까지 갔다가 오신 분들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부분을 드라마 내용 중의 하나로 표현한다는 부분에 마음이 좀 무거웠고, 이건 하나의 방법이나 수단이 아니라는 말을 많이 하시는 것처럼 혹시나 이런 부분에서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말씀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쓰게 됐다”고 말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