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빅4, 빅5 올해는 없다? 여름 韓영화 판도는 [N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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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025년 7월 13일, 오전 07:00

'전지적 독자 시점' '좀비딸' '악마가 이사왔다' 포스터

극장가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성수기라 불리는 여름 극장가의 풍경도 예년 같지 않다. 특히 매년 '빅4' '빅5' 같은 별칭으로 불리며 개봉했던 한국 메이저 배급사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상대적으로 그 수가 줄었고, 부재한 자리를 할리우드 대작들이 채우고 있다.

올해 여름 개봉을 확정한 주요 한국 영화는 총 세 편이다. 오는 23일 공개될 '전지적 독자 시점'과 30일 베일을 벗을 '좀비딸' 및 8월 13일부터 관객과 만날 '악마가 이사왔다'가 해당 작품들이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롯데엔터테인먼트, '좀비딸'은 NEW, '악마가 이사왔다'는 CJ ENM에서 배급한다. 모두 국내 메이저 배급사들이 관련된 영화다.

지난해 여름 개봉작들을 떠올려 보면 확실히 올해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하이재킹'부터 '핸섬가이즈'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탈주' '파일럿' '리볼버' '행복의 나라' '빅토리'까지, 6월 말부터 8월 사이에 개봉하는 영화들이 즐비했던 지난해 여름은 아직 흥행 가능성에 대한 낙관이 존재했다. 같은 해 2월에는 '파묘'가, 4월에는 '범죄도시4'가 개봉해 모두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덕에 고무적인 기대감이 형성됐다.

하지만 올해 여름 성수기를 준비하는 극장가의 분위기는 한층 차분하다. 개봉 편수가 줄었을 뿐 아니라 상반기 누적 관객 300만의 장벽을 넘은 한국 작품이 드물 정도로 흥행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최고 흥행작인 '야당'이 약 336만 명,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이 약 30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는데, 그마저도 '미키 17'은 미국에서 투자와 제작, 투자 등을 맡은 작품이라 미국 영화로 분류된다.

이러한 가운데 개봉하는 세 편의 영화는 각각의 소구점과 개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다. 장르는 대체로 판타지와 코미디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30~40대 배우들이 주연으로 나서 젊고 새로운 느낌을 준다.

가장 먼저 개봉하는 '전지적 독자 시점'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돼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과정을 그린 판타지 액션 영화다. 싱숑 작가의 동명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안효섭과 이민호, 채수빈, 신승호, 나나, 지수 등의 배우가 앙상블을 이룬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손익분기점이 600만 명 정도로 추정되는 '대작'이다. 판타지 장르 영화인 만큼, 많은 볼거리를 예고하고 있으며 안효섭을 위시로 상한가를 달리고 있는 젊은 배우들의 존재감이 기대감을 자아낸다.

'좀비딸' 역시 '전지적 독자 시점'처럼 원작이 있는 작품이다. 이윤창 작가의 웹툰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코미디 장르물이다.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의 이야기를 그렸다. '좀비딸'은 지난해 코미디 영화 '파일럿'으로 47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성공한 배우 조정석 주연작이다. 유독 코미디 영화와의 시너지가 좋은 조정석이기에 흥행을 기대해볼 수 있다. 순제작비는 270억 원 정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마지막에 개봉하는 '악마가 이사왔다'는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임윤아 분)를 감시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 분)의 영혼 탈탈 털리는 이야기를 담은 악마 들린 코미디 영화다. 임윤아와 안보현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2019년 '엑시트'로 900만 흥행을 이끈 바 있는 이상근 감독의 신작이다. '엑시트'의 성공을 이끈 제작사 외유내강과 이상근 감독, 임윤아가 함께 하는 두 번째 작품인 점에서 이목을 끈다. 순제작비는 69억 원 정도로, 세 편의 영화 중에서는 가장 적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영화 시장의 이 같은 변화에 대해 "더 이상 여름 성수기가 최소 관객 규모를 보장하는 시장이 아님을 업계가 여러 사례를 통해 학습하게 된 것 아닌가 싶다, 전통적인 배급 전략의 루틴을 벗어나서도 성공한 작품들이 존재하기도 했고, 여름 시장의 승기를 반드시 실사 블록버스터 영화만이 가져간다는 법칙도 깨지고 있지 않나 싶다"고 의견을 전했다.

또한 "한편으로는 승자독식, 양극화의 경향이 커지면서 큰 시장에 여러 편의 대작이 한꺼번에 공개되는 것이 때에 따라 위험한 시도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과도기를 거치고 있는 한국 영화 시장의 현실에 관해 설명했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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