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우영 기자] 유명 연예인들의 트레이너로 이름을 알린 양치승이 수억 원을 들여 일궈온 헬스장 문을 닫는다. 약 5억 원대 '전세 사기' 의혹에 휘말리며 법정 싸움을 이어왔지만 폐업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양치승은 2018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상업용 건물 지하 1층과 2층에 헬스장을 열었다. 이 공간 리모델링에 수억 원을 투입하고 매월 수천만 원의 월세를 내며 꿈을 키웠으나 이후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이 헬스장은 시작부터 복잡한 부동산 문제에 얽혀 있었다.
헬스장이 입주한 해당 건물은 부동산 개발 업체 A사가 강남구청으로부터 20년 무상 사용을 약정하는 '기부채납' 조건으로 설립한 것이었다. 문제는 A사가 이 20년 무상사용 기간이 끝나면 건물 관리 운영권을 강남구청에 이양하고, 상가 임대 시에도 무상 사용 기간이 끝날 때 세입자들이 퇴거해야 한다는 내부 협약을 강남구청과 맺었음에도, 이를 세입자들에게 숨긴 채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는 점이다.
이는 양치승 외에도 10여 명의 상인이 피해를 입은 '200억 원대' 지역주택조합 사기 의혹과도 연결되는 대규모 사건이었다.
양치승은 예상치 못한 날벼락을 맞았다. 헬스장 개업을 위해 주택담보대출까지 받아 4억 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던 양치승은 개업 후 1년 정도는 순항했지만, 이후 3년간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통받으며 모아둔 돈까지 모두 소진했다.
설상가상으로 임대차 계약이 2021년 11월 만료된 후, 강남구청은 2022년 11월부터 건물의 관리 운영권을 획득했다는 이유로 양치승을 비롯한 상인들에게 퇴거를 통보했다. 양치승은 임대해준 A사가 아닌 강남구청으로부터 퇴거 명령을 받게 된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A사가 양치승의 보증금을 1년 6개월간 미루며 반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는 등기부등본 확인을 소홀히 한 자신의 불찰도 있었음을 인정했지만, "업체가 주인인 줄 알고 임대차계약서를 썼는데, 업체와 구청 사이에 계약이 있었던 걸 설명해주지 않으니 몰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양치승은 강남구청에 10년간의 영업 보장을 요청했지만, 담당 과장으로부터 "딱한 건 알지만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그는 "이사 나갈 돈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렇게까지 사람을 기만할 줄은 몰랐다"고 눈물을 보였다.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치승은 결국 헬스장 문을 닫아야 했다. 그는 지난 15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오는 7월 25일을 마지막으로 헬스장 영업을 종료한다는 공지문을 부착한 사진과 영상을 올리며 씁쓸한 작별을 고했다.
이러한 고충 속에서도 기부금을 전달하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양치승은 "코로나 이기고 버티고 버티고 있는데 한번만 살려달라. 진짜 도와달라"고 호소했던 상황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는 보증금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쫓겨나면 돈을 마련할 방법이 없지만, 회원들에게는 "내가 힘든 건 개인적인 거고, 환불은 당연히 해드리겠다. 차를 팔든 어떻게든 환불을 해드릴 예정"이라며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우빈 트레이너'로 유명했던 양치승 관장은 복잡한 부동산 사기 의혹에 휘말려 수억 원을 투자한 헬스장을 폐업하는 안타까운 결말을 맞았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