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②] SBS, 연내 웨이브 이탈...토종 OTT 통합·육성 날아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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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5년 7월 18일, 오전 07:59

[OSEN=연휘선 기자, 김채연 기자] ('[단독①] 유재석 '런닝맨', 웨이브서 못 본다…SBS·넷플릭스 독점 계약 여파'에 이어) SBS의 웨이브 이탈이 가시권에 들어오며 반대로 국산 OTT 통합과 토종 플랫폼 육성은 멀어지고 있다.

18일 OSEN 단독 보도를 통해 SBS의 웨이브 이탈 소식이 알려졌다. 이와 관련 SBS는 “지금으로서는 결정된 바 없다”라고, 웨이브 역시 “지상파 방송 콘텐츠 공급 유지를 위해 지속 협의하고 있다”라고 OSEN에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SBS와 넷플릭스의 공급 계약 '빅딜' 공시 당시 SBS의 웨이브 잔류를 강조했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가 시사점을 남긴다.

# "방송사도 살아야지" VS "이러다 다 죽어"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방송사 관계자는 "시청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와중에 방송사업자들은 자구책 마련을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라고 나름의 속사정을 밝히며 "SBS가 넷플릭스를 선택한 것은 그 방책을 위한 적절한 선택"이라고 평했다. 특히 "TV 채널의 플랫폼 사업자 지위가 흔들리니까 업계 1위인 넷플릭스에 안정적인 콘텐츠 공급자 위치로 턴어라운드 한 것 아니겠나. 방송사들은 이미 대부분 자체적인 제작 시스템을 갖고 있었다. 또 넷플릭스에 일부 콘텐츠를 공급해오고 있던 터다. 이례적이라기 보다는 확고한 포지션 선정을 보여준 셈"이라고 해석했다.

그런가 하면, 국내 제작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OSEN에 "방송사와 제작사들이 경쟁 구도가 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도 된다"라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전에는 제작사가 방송사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판권 계약을 통해 OTT나 해외에 유통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방송사가 나서서 넷플릭스에 공급자로 뛰어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3까지 이어진 인기, K팝을 단지 소재로 삼았을 뿐인데도 흥행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인해 K콘텐츠의 시장 가능성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단, 국내 콘텐츠 제작 업계의 실상은 달라졌다. 일례로 극장가 불황과 넷플릭스 쏠림 현상으로 인해 과거 200편 가까이 되던 제작 편수가 올해 80편 대로 반토막 났다. 그 와중에 글로벌 자금 유입으로 제작비 인플레이션이 극심해져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극심해졌다. SBS의 웨이브 이탈은 이에 대한 나름의 대응책으로 보인다. 

# '공공재' 회사가 이익 우선, 직원도 부당이익

그렇기에 '토종 OTT 육성'은 꾸준한 정책 과제로 여겨졌다. 지난 대선에서도 주요 후보들 사이 초당적 공약으로 등장했고, 신임 정부에서도 채택됐다. 국내 플랫폼 산업을 유지하며 글로벌 사업자들에 대한 한국의 하청기지화를 막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티빙과 웨이브는 공정거래 위원회로부터 관련 기업결합심사 조건부 승인을 받는 등 합병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다. 

한편, SBS는 직원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지난 15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과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SBS 직원 A씨가 넷플릭스와 SBS의 계약이라는 직무 중 얻은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공시 전 자사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가격이 오르자 매도해 부당이익을 얻었다는 혐의다. 이에 SBS는 직원 A씨 면직 처리와 금융위원회 조사 적극 협조, 재발장지를 위한 관련 교육 강화로 선을 그었다. 실제 대다수의 SBS 직원들은 A씨와 다른 선택을 한 바. 불법 행위는 A씨 개인의 일탈로 보인다. 

하지만 "도대체 언제 합치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산 OTT 통합에 대중적 열망이 높아지던 상황. 아무리 SBS가 민영방송사라고는 하나, 공공재인 전파를 유용한 지상파 사업자다. 이에 대의를 통한 중장기적 해결책 대신 분열을 선택한 손 쉬운 대응책을 고른 것이 유독 아쉬움을 남긴다. 이러한 시스템이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를 낳기 쉬웠던 것은 아닐까.

/ monamie@osen.co.kr

[사진] SBS, 웨이브, 금융위원회 공식 홈페이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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