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김예품 인턴기자) 국립극단이 중국 연극계의 창작열과 실험정신을 대표하는 현대희곡 3편을 무대에 올린다.
오는 9월 3일부터 7일까지 국립극단과 한중연극교류협회가 공동주최하는 '제8회 중국희곡 낭독공연'이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루쉰의 고전부터 최근 중국에서 주목받은 신작까지, 중국 연극계의 흐름을 대표하는 3편으로 구성됐다.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루쉰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광인일기', 내면의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현실동화', 그리고 여성과 사회 구조를 정면으로 다룬 '날개 달린 두약'이다. 작품마다 한국 연출가가 참여해 각기 다른 시선으로 중국 사회와 예술을 해석한다.

개막작 '광인일기'(9월 3~4일, 연출 강훈구)는 중국 신문학혁명의 상징이자 최초의 근대소설로 꼽히는 루쉰의 작품을 각색한 무대다.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인물이 '식인'의 은유를 발견하며 봉건적 제도를 비판하는 서사를 담고 있으며, 한국 공연에서는 실험적 무대 연출로 동시대 사회의 제약을 다시 묻는다.

뒤이어 '현실동화'(9월 5~6일, 연출 심지후)는 결혼을 앞둔 연인이 보석 가게에서 벌이는 갈등을 시작으로, 인물의 내면을 환상적으로 탐색하는 작품이다. 작가 양샤오쉐는 중국과 프랑스에서 연극을 공부하며 서구 현대극의 실험 정신을 중국 무대에 접목한 인물로, 이번 작품에서도 우화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대미를 장식할 '날개 달린 두약'(9월 6~7일, 연출 김수희)은 구레이의 최신작으로, 모친과 아들의 갈등을 넘어 여성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조명한다. 작가가 "이 작품은 모든 어머니에게 바치는 시"라고 말한 만큼 한국 무대에서는 여성·노동 문제를 꾸준히 다뤄온 김수희 연출이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한중연극교류가 지난 2018년부터 중국 희곡 낭독공연을 진행하며 동아시아 문화 교류를 이어 온 가운데, 지난 2021년부터는 국립극단과 협력해 본격적인 교류를 펼쳤다. 중국 작품 다수가 국내에서 본 공연으로 확장되거나, 한국 희곡이 중국 무대에 소개되는 성과를 거뒀다.
사진=차이위안, 국립극단, 리젠쥔, 하이뎬란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