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소영 기자] 배우 염혜란이 손석희를 마주했다.
3일 전파를 탄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염혜란은 한 달간 섭외를 거절한 것에 대해 “나오기 힘들더라. 제가 급이 안 돼서. 연락 받고 재차 물었다. 저를요? 어디서요? 무슨 프로그램에서요? 라고 물었다”고 밝혔다.
손석희는 “자신을 드러내는 방송에 안 나가는 이유가 있나”라고 물었다. 염혜란은 “연기할 때도 떨리지만 일반인으로서 염혜란은 카메라 앞에서 더 떨린다. 실수도 많이 하고 모니터 하니까 부자연스럽더라. 카메라가 너무 잘 보인다”고 멋쩍게 웃었다.
손석희는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광례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 염혜란에게 “조연상 말고 주연상을 주고 싶다. 아이유에게 미안하지만. ‘폭싹 속았수다’에서 정말 강렬했다”고 치켜세웠다.
함께 출연한 정해균도 영상 인터뷰를 통해 “배우로서 좋은 태도를 갖고 있다. ‘폭싹 속았수다’는 염혜란이 아니었다면 좋은 작품임에도 힘을 받지 못했을 거다. 신의 한 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석희는 염혜란이 ‘폭싹 속았수다’ 이후 쏟아지는 광고 러브콜을 거절했다고 의아해했다. 염혜란은 “많이 들어오진 않았다. 제안 감사하지만 여유가 없었다. 불가피하게 못했다. 광례가 너무 크고 아련한 캐릭터라 여운을 길게 남겨두고 싶었다. 너무 소중해서 다른 거 안 묻히고 오롯이 간직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합이 잘 맞는 배우 오정세에 대해서는 “동갑이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 처음 만났다. 카메라 연기는 훨씬 선배라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저는 마음에 안 들어서 한 번 더 가고 싶은데 감독님이 컷 했을 때가 있다. 저는 말을 못하고 있으면 오정세가 ‘내가 말해줄까?’ 해줬다”고 자랑했다.
오정세는 “‘동백꽃’에서 처음 염혜란을 만났다. 20년 전 연극 ‘차력사와 아코디언’ 관객으로 무대 위 염혜란을 봤다. 저도 연극을 하고 있었지만 긴장 많이 하고 무대가 편하지 않을 때였다. 감정신을 저렇게 표현하는구나 연기를 저렇게 한다고? 각인이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폭싹’에서도 ‘너는 요런 딸 있어?’ 시를 읊는 신에서 감정 표현이 좋았다. 촬영 때 구석에서 몸을 풀고 있더라. 기본이 중요하구나 생각하게 됐다. 완벽한 배우이지만 인간으로선 엄마 같다. ‘동백꽃’ 드리프트 신에서도 든든했다. 내 앞에 이 친구만 있다면 든든함을 느꼈다. 엄마 같은 든든함이 있는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손석희는 기억에 남는 작품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염혜란은 연극 데뷔작인 ‘차력사와 아코디언’을 언급하며 “이 작품을 좋아한다. 실제로 차력을 배웠다. 쌍절곤을 돌렸다. ‘마스크 걸’ 때 염혜란 연기차력쇼라는 표현을 들었다. 차력이라는 단어가 의미 있게 다가왔다”며 미소 지었다.
손석희는 ‘최선생’, ‘내 이름은’, ‘태일이’를 나알하며 “용기가 필요한 작품들을 의무감으로 선택하냐”고 물었다. 염혜란은 “그런 작품을 만날 때 조심스럽다. 전 글을 쓰는 사람이나 감독이 아닌 배우니까. 배우는 전달자라고 생각한다. 특별한 색깔을 갖는 것에 조심스럽다”며 신중하게 작품을 선택한다고 알렸다.
마지막으로 라미란은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염혜란을 칭찬하며 “혜란아 지금 너는 너무 잘하고 있고 잘해왔다. 너의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다. 다 씹어먹어라. 그리고 나한테 밥을 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손석희도 염혜란의 연기 인생을 끊임없이 치켜세우며 "염혜란 배우에게는 '지금이 화양연화인 것 같다'는 질문이 따라붙던데 저는 오늘 그 질문을 하지 않았다. 계속 오늘만 살 것처럼 연기할 배우니까"라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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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질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