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경/뉴스1 © News1 DB
'배구 레전드' 김연경이 '신인감독' 도전에 나선 '신인감독 김연경'이 첫 방송 이후 심상치 않은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방송 1회 만에 언더독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면서 "좋은 선수는 좋은 감독이 될 수 없다"는 스포츠계 속설도 뒤집을 수 있을 것인지, 김연경의 도전에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9월 28일 처음 방송된 MBC '신인감독 김연경'은 신인 감독으로 돌아온 배구계의 전설, '배구 황제' 김연경의 구단 창설 프로젝트다. 김연경이 '언더독' 선수들로 꾸린 '필승 원더독스'와 '프로팀 제8구단 창단'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원더'로 도약하는 스토리로 첫 방송부터 재미와 긴장감을 다잡은 예능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첫 방송은 2.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했지만 온라인서 영상 콘텐츠들이 폭발적인 화제성을 낳았다. 지난 2일 MBC에 따르면 '신인감독 김연경' 관련 영상 콘텐츠들은 방송 1회 만에 누적 조회수 662만 회를 돌파했다. 그중에서도 MBC 대표 유튜브 채널 '엠뚜루마뚜루'에 공개된 '식빵좌의 감독 데뷔전' 영상은 공개 4일 만에 140만 회를 기록했다.

MBC 신인감독 김연경 캡처
'신인감독 김연경' 첫 방송은 '필승 원더독스'의 창단식과 트라이아웃 그리고 고교 강팀인 전주 근영여고와의 첫 경기까지 빠른 전개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선수들의 사연 소개와 더불어 선수와 팀 전력 평가 및 분석, 김연경과의 훈련 등을 빠르게 다루고 1회부터 근영여고와의 경기에 돌입해 재미를 더했다.
'필승 원더독스'는 경기 초반부터 근영여고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또한 선수들 역시 김연경의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며 실수를 연발, 재차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불안감을 더했다. 결국 김연경은 특단의 조치로 타임아웃을 요청했고, 인쿠시에게는 리시브를 짧게, 이나연에게 토스를 길게 하라고 재차 지시하며 전술을 펼쳤다.
이후 기대 밖 극적 반전이 쾌감과 전율을 안겼다. '필승 원더독스'는 경기 흐름을 제대로 가져오며 역전을 거듭했고 1세트에서 25대 19로 이겼다. 그뿐만 아니라 2세트에서도 연속 블로킹으로 득점에 성공하는 등 김연경의 전술이 제대로 통한 경기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몰입을 끌어냈다. 1세트 당시 경기 시작 5분 만에 연속 실점하면서 김연경이 "길을 잃어가는 느낌"이라고 했을 당시와는 현저히 다른 경기 흐름으로 시청자들의 도파민까지 자극했다.

MBC 신인감독 김연경 캡처
스포츠계에서 선수 경력과 지도자로서의 능력은 별개라는 속설은 정설처럼 굳어져 온 말이기도 했다. 김연경 역시도 방송 전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것에 대해 "부담감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상 그런 얘기들 많이 하지 않나, 좋은 선수는 좋은 감독이 될 수 없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될 수 있다'고 본다"며 "그 감독이 얼마만큼 이 경기를 준비를 하고 또 진심을 담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연경은 자신만의 '시스템 배구'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감독으로서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기보다는 팀을 하나 되게 만들고 싶었다"며 "공통된, 하나 된 생각으로 우리 팀의 시스템을 만들어서 그 시스템대로 움직이는 배구를 하고 싶었고 그런 팀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런 김연경만의 배구를 받쳐주는 제작진의 전폭적인 지지도 있다. 코치부터 전력분석관, 트레이너까지 전문 인력을 구성하는가 하면, 랩핑 버스에 로커룸, 로고 등도 제대로 갖추며 팀에 더욱 힘을 실어 신인감독의 선전을 더욱 기대케 했다.
김연경은 7경기 중 4승을 해야 팀을 유지할 수 있다. "김연경의 고군분투기 그 자체가 예능"이라고 했을 만큼, 배구 레전드였던 그가 감독으로서도 팀을 승리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더욱 궁금증이 커진다. 무엇보다 선수 시절 팀에서 이상적인 리더십을 보여줬던 그가 감독으로서 보여줄 면모도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연출자인 권락희 PD 역시 "참된 지도자의 니즈가 있는 시대"라고 했던 만큼, 1회에서는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오가는 카리스마 감독으로서의 모습도 화제가 됐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4일 오후 방송될 2회에서 근영여고와의 경기 결과를 공개한 후 프로팀 'IBK기업은행 알토스 배구단'과 맞대결에 나선다. 0년 차 김연경 감독과 30년 차 김호철 감독이 각각 어떤 전술을 펼칠지, 또 '필승 원더독스'가 프로팀과의 경기에서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지도 벌써부터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첫 배구 예능이라는 점을 넘어 제8구단 창단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설정한 만큼 각본 없는 드라마의 결말은 어떻게 마무리될지, 예측 불가한 여러 상황들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안길 전망이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