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우영 기자] 90분 동안 펼쳐진 각본 없는 경기, 시나리오도 이렇게 쓰면 욕을 먹을 정도가 아닐까. FC슈팅스타가 또 한 번 역대급 경기를 만들어냈다. ‘특급 용병’ 파트리스 에브라가 불어 넣은 위닝 멘탈리티가 팀을 바로 세우면서 박지성 단장의 ‘신의 한 수’가 됐다.
쿠팡플레이 ‘슈팅스타’ 시즌2는 은퇴 후 제대로 진짜 축구를 즐길 줄 알게 된 레전드 스타 플레이어들이 K3리그에 도전하는 성장 축구 예능. 은퇴 선수들이 다시 뭉쳐 경기를 펼치고 성장하는 포맷의 스포츠 예능은 많지만 ‘슈팅스타’는 프로 선수들과 대결을 펼치고, 승격과 강등이라는 명확한 상벌이 있다는 부분에서 진정성의 궤를 달리한다.
첫 번째 시즌, K4 리그를 폭격하면서 당당하게 승격을 이뤄낸 ‘슈팅스타’는 두 번째 시즌에는 K3 리그 팀들과 ‘레전드 리그’를 이뤄 대결을 펼치고 있다. 스페셜 매치 2경기를 제외하고 펼친 3경기에서 1무 2패, 5득점 8실점이라는 성적이 아무리 은퇴한 ‘레전드’ 선수들이지만 K3 리그는 쉽지 않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1무 후 2연패를 기록 중인 FC 슈팅스타. 연패가 길어질수록 자신감도 떨어지고 자칫하면 패배주의에 물들 수 있기에 분위기를 반전시킬 ‘신의 한 수’가 필요했고, 박지성 단장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함께 뛰었던 ‘영혼의 단짝’ 파트리스 에브라에게 연락을 취했다. 에브라는 박지성이 모친상을 당했을 때 발인까지 함께하며 곁을 지켜준 의리를 보인 만큼 흔쾌히 러브콜을 수락하며 한국 땅을 밟았다.
에브라의 합류는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월드클래스’ 수비수라는 명성이 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고, 그의 위닝 멘탈리티가 주저 앉을 뻔 했던 팀을 일으켜세웠기 때문이다. 지난 3일 공개된 6화 ‘단 한번의 기회’에서 춘천시민축구단을 상대한 FC 슈팅스타는 전반 21분 만에 3골을 헌납, 스스로 경기를 터뜨릴 뻔 했다.
이때 에브라는 선수들에게 “기회는 우리가 만들면 된다. 딱 한 골만 넣으면 그때부터 다시 시작이다. 세 골 넣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 한 번의 기회로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한 골을 넣으면 우리는 다시 돌아올 수 있고, 상대팀이 당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데스리가와 K리그를 거치며 잔뼈가 굵은 구자철마저 에브라의 위닝 멘탈리티에 감동했고, 선수단은 다시 뭉쳐 2골을 만회, 전반을 2-3으로 마쳤다.
후반 시작과 함께 한 골을 더 내줘 분위기가 가라앉을 뻔 했던 FC 슈팅스타였지만 위닝 멘탈리티가 작동하면서 선수들이 각성했다. 그 결과, 김성환과 이승현의 멀티골이 터지면서 0-3이었던 질 뻔 했던 경기를 5-5 무승부로 만드는 저력을 보여줬다. 마지막까지 추격의 고삐를 놓지 않으며 달린 결과 승리를 거머쥘 뻔도 했다. 이는 ‘질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이긴다’라는 강팀의 조건과 부합하는 경기력이었다.
단 1명의 선수가 경기를 뒤집을 수는 없는 게 현대 축구. 때문에 팀으로 뭉치는 게 중요했고, 그 기폭제가 에브라가 되면서 박지성 단장의 선택은 ‘신의 한수’가 됐다.
이는 위기를 맞았지만 오히려 기회로 삼아 성공을 이뤄낸 한 드라마와 오버랩된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는 박성훈의 하차라는 위기를 맞았지만 새로 발탁된 이채민이 활약하면서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최고 시청률 17.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만들어내며 2025년에 길이 남을 드라마로 남게 됐다. ‘폭군의 셰프’ 이채민이 ‘신의 한 수’였다면, ‘슈팅스타’의 신의 한 수는 에브라가 아니었을까. 박지성 단장의 ‘PICK’은 통했고, 5:5라는 길이 남을 스코어와 경기력으로 감동을 안기는데 성공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