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영훈 기자] 구본승 애니맥스코리아 대표 인터뷰
지난 8월 개봉한 ‘귀멸의 칼날’은 올해 ‘스즈메의 문단속’을 제치고 국내 개봉 일본 영화 역대 흥행 1위에 등극했다. 올해 개봉작 최고 매출액을 기록한 이 작품은 4DX, 돌비시네마 등 기술특별관 중심의 N차 관람 열풍·팬덤을 넘어 일반 관객으로 이어진 입소문 덕에, 보릿고개였던 극장가에 한줄기 희망을 선사했다. ‘귀멸의 칼날’ 흥행 이후 ‘체인소 맨’, ‘주술회전’, ‘은혼’ 등 일본 애니 극장판들이 잇달아 개봉하고 관심을 받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국내 콘텐츠 업계에서 비중이 적은 마니아 시장으로 인식됐던 애니 수입 배급 시장의 파이를 키웠다는 반응도 나온다.
구본승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귀멸의 칼날’의 흥행이 다른 애니 극장판들의 연쇄적인 부흥으로써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일을 하고 있으면서 바라는 건 작품 간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이 아니다. 애니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역할에 일조했다는 데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일본 현지 원작사 측의 반응도 전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귀멸의 칼날’의 흥행 성과에 만족하는 분위기”라며 “이번 ‘무한성편’ 같은 경우는 글로벌 매출액 비중에서 한국의 매출액이 전편 ‘무한열차’ 때에 비해 약 2배 정도 늘어난 것 같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일본 현지가 각국 배급사에 제시한 마케팅 가이드라인이나 매뉴얼이 명확했다는 점, 구체적인 매뉴얼을 바탕으로 각국이 현지 사정에 맞게 적절히 마케팅을 조율해 진행한 것도 큰 요인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경험들이 다른 작품들을 배급해 개봉하는 과정에서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하나의 노하우로 자리잡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스타in 이영훈 기자] 구본승 애니맥스코리아 대표 인터뷰
또 “관객들이 플랫폼의 발달을 계기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며 안목이 높아졌다.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에 걸맞은 치밀한 전략과 기획 없인 애니가 더욱 살아남기 힘든 시장으로 변모해갈 것”이라며 “‘귀멸의 칼날’ 같은 경우도 원작사인 유포테이블이 말 그대로 ‘뼈를 갈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팬덤 문화가 대중화된 만큼 살아남기 위한 전략과 노력도 더욱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TV 애니시리즈와 극장판, 애니 팝업 전시 등 IP의 유통 과정에서 플랫폼의 경계가 더욱 흐려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원소스 멀티유스’, 하나의 콘텐츠가 얼마나 다양한 사업 부문으로 뻗어나갈 것인가가 곧바로 떠올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콘텐처 실무자들은 자연스레 멀티 플레이어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맥스는 ‘귀멸의 칼날’ 관련 다양한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비롯해 내년에도 다양한 작품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내년 상반기에만 약 5편 정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며 “팬덤이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 영역 확장, 이를 통한 브랜드 정체성 확립이 현재 애니맥스의 큰 과제다. 브랜드화 가능한 콘텐츠 그룹으로 나아갈 수 있게 꾸준히 걸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