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유수연 기자]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계 스타들이 대거 드라마로 향하고 있다. 진선규, 류승룡, 이정재까지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2025년 안방극장을 겨냥한 작품들을 속속 공개하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영화관을 평정한 천만 배우들이 이제는 안방극장으로 진격한 가운데, 스크린에서 검증받은 그들의 파워가 드라마 시장에서도 통할지, 연말 드라마 시장이 기대되고 있다.

진선규, 'UDT: 우리 동네 특공대'로 이미지 대변신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윤계상과 함께 최강 빌런 조합으로 흥행 공식을 완성한 진선규가 이번엔 쿠팡플레이 X 지니 TV 오리지널 시리즈 'UDT: 우리 동네 특공대'로 180도 다른 변신을 선보인다. 스크린에서 관객들을 압도했던 카리스마를 벗고, 동네를 지키는 특별한 영웅으로 돌아온 것.
진선규가 맡은 '곽병남'은 기술병 출신이자 동네 청년회장으로, 무심하면서도 예리한 말투와 묵직함과 코믹함을 오가는 캐릭터다. 지난 17일 공개된 첫 회부터 진선규는 완급 조절이 돋보이는 연기로 단숨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문방구와 철물점을 오가며 동네 아이들과 주민들을 맞이하는 일상 장면에서는 무심한 듯 따뜻한 병남의 인간적 매력도 빛났다.
그동안 스크린에서 보여준 강한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캐릭터다. 또 다른 주연 윤계상도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진선규와 연기적으로 즐겁고 밝은 코미디를 보여드리는 건 처음이라서 그런 걱정보단 이 작품을 통해 형과의 티키타카를 보여줄 수 있겠다는 기대가 컸다”고 했다. 이에 진선규는 “이 작품을 보면 범죄도시 때 각인됐던 인상이 이걸로 대체되지 않을까 싶다”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성적 역시 첫주부터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전국 가구 시청률 2%로 '부세미'에 이어 ENA 올해 2위 시청률로 산뜻하게 출발한 이후, 2회 시청률 전국 가구 2.5%, 수도권 가구 2.3% (닐슨코리아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상승세의 신호탄을 쐈다. 쿠팡플레이 리뷰 만점 세례도 이어지며 “1화를 봤는데 코믹한 연기가 재미있고 화려한 액션이 너무 멋지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며 입소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류승룡,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로 직장인 현실 조명
'극한직업', '7번방의 선물'의 류승룡이 선택한 차기작은 제목부터 화제다.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는 겉으로는 성공한 것 같지만 실상은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중년 직장인의 이야기를 담는다. 성공한 50대 직장인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외로움과 공허함을 품은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능청스러우면서도 진정성 있게 표현했다는 호평 세례가 이어지고 있다.
위기에 처한 중년 남성의 삶을 풀어낸 류승룡의 열연에 힘입어 시청률 역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8회 시청률은 수도권 5.5%, 전국 4.7%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기준) 건물주가 된 행복한 기분을 만끽하던 것도 잠시, 모든 것이 사기임이 밝혀지며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시청자들의 응원과 호기심이 쏟아지고 있다.
OTT 성적도 좋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 ‘대한민국 톱 TV쇼’ 1위를 차지했고, 동명 웹툰 역시도 역주행 열풍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드라마 첫 방송 이후 2주간(10월 25일~11월 7일) ‘김 부장 이야기’의 조회 수가 티저 공개 이전 2주(9월 11일~24일) 대비 30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정재, '얄미운 사랑'으로 로맨틱 코미디 첫 도전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가 된 이정재는 의외의 선택을 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의 대명사였던 그가 tvN 월화드라마 '얄미운 사랑'의 주인공이 된 것. '신세계', '관상' 등 묵직한 작품들과는 완전히 다른 장르다.
이정재가 맡은 '임현준'은 '착한형사 강필구'로 국민 배우 반열에 올랐지만, '강필구'라는 배역명에 갇혀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톱스타다. 연예부 기자 위정신(임지연 분)과의 불꽃 튀는 디스 전쟁을 통해 유쾌하고 발랄한 매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특히 레드카펫에서 '대국민 팬티 생중계'라는 굴욕을 당하고, 필사적으로 '탈 강필구' 프로젝트를 펼치는 임현준의 모습은 짠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낸다. 이정재는 능청스럽고 때로는 하찮은(?) 톱스타의 면모를 완벽히 소화하며 매회 '얄미운 웃음 버튼'을 자극하는 명장면을 탄생시키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사라진 시대
이처럼 천만 배우의 드라마 진출은 한국 콘텐츠 시장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OTT 플랫폼의 성장과 함께 드라마 제작 규모가 영화 수준으로 커지면서, 톱 배우들에게도 드라마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세 배우 모두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캐릭터에 도전한다는 것. 진선규는 악역 이미지를 벗고 친근한 이웃으로, 류승룡은 코믹 배우에서 현실적인 직장인으로, 이정재는 카리스마에서 로맨틱한 캐릭터로 변신을 시도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천만 배우들의 드라마 출연은 작품의 완성도와 화제성을 동시에 보장한다"며 "특히 글로벌 OTT 시장 진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크린에서 검증받은 연기력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을 천만 배우들의 행보가 드라마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yusuou@osen.co.kr
[사진] OSEN DB, 작품 스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