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화엔… 민머리 관객만 모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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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11월 20일, 오전 06:00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관객 발길이 줄어든 극장가가 이색 상영회를 앞세워 활로 찾기에 나서고 있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특별한 체험’을 제공해 관객을 다시 극장으로 불러들이려는 전략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영화 ‘부고니아’의 민머리 상영회, 공포영화 ’웨폰’의 겁쟁이 상영회 등이 대표적이다.

영화 ‘부고니아’ 민머리 상영회(사진=CJ ENM)
지난 14일 진행한 ‘부고니아’ 민머리 상영회는 주연 엠마 스톤이 연기한 미셸의 스킨헤드 콘셉트에서 착안한 이벤트다. 관객이 민머리 분장이나 스킨헤드 캡을 착용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관객이 캐릭터가 되어 보는 듯한 체험형 상영 방식은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인증 열풍을 일으키며 흥행 요소로 자리 잡았다.

민머리 상영회에 참여한 30대 남성 신재용 씨는 “민머리 스타일로 누군가의 기피 대상이 된 적은 있어도 특권을 경험한 적은 없다”며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영화적 경험이 됐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공포영화 ‘웨폰’도 색다른 접근법으로 주목받았다. 어둠이 부담스러운 관객을 위해 조명을 완전히 끄지 않은 ‘겁쟁이 상영회’를 마련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밝은 환경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보니 공포 장르가 힘든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CGV에서 진행한 ‘뜨개질 상영회’(사진=CGV)
CJ CGV(079160)는 ‘리틀 포레스트’ 상영 시 관객이 직접 뜨개질을 하며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뜨개질 상영회’를 마련했다. 영화의 잔잔한 분위기와 취미활동을 결합한 시도로 젊은 관객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극장가의 특별한 상영회는 팝업 스토어처럼 단기간에 화제성을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차별화한 극장만의 매력을 높이는 해법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단순 콘텐츠 소비를 넘어 ‘극장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제공해야 관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영화계 관계자는 “극장도 새로운 형태의 관람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며 “다만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관람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장기적 기획과 축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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