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디즈니랜드에서 열린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프리뷰 2025’ 참석을 위해 모인 한국과 일본, 미국의 디즈니플러스 배우 및 크리에이터들(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디즈니 전략의 중심축은 ‘K콘텐츠’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마블·픽사 등 글로벌 지식재산권(IP)에 더해 각 지역의 문화적 감수성을 반영한 콘텐츠를 확장하는 ‘로컬 포 로컬’(Local for Local)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 전략에서 핵심은 K콘텐츠다.
캐롤 초이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은 최근 홍콩에서 열린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프리뷰 2025’에서 한국의 ‘무빙’, ‘나인 퍼즐’, ‘카지노’를 성공 사례로 지목하며 협업 확대를 예고했다. 에릭 슈라이어 글로벌 오리지널 전략 부문 사장은 “K콘텐츠는 미국·유럽·중남미까지 영향권을 넓히며 글로벌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크 강 아태지역 총괄 사장도 “아태 오리지널을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확장하는데 K콘텐츠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부연했다.
디즈니플러스는 미드폼·언스크립티드(비각본) 등 포맷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캐롤 초이 총괄은 “2분 내외 초단편 드라마의 유행은 아태지역, 특히 한국의 디지털 소비 패턴에서 시작됐다”며 “이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포맷 실험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 사례가 한국 예능의 확대다. 디즈니플러스가 지난 5년간 내놓은 한국 오리지널 예능 12편 중 절반이 올해 공개됐다. 특히 하반기 첫 선을 보인 디즈니플러스의 신규 예능 프로젝트 ‘주간오락장: 한 주 동안 열리는 예능 종합 놀이터’(주간오락장)은 전통 예능(30~60분)과 숏폼(10분 이하) 사이의 틈새를 공략해 주목받았다. 최연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컬 콘텐츠 총괄은 “시청 패턴 변화에 대응하는 창의적 포맷 실험을 지속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왼쪽부터 디즈니플러스, 티빙, 웨이브 로고
디즈니플러스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과의 협력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 CJ ENM과 다년간 콘텐츠 협력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첫 한일 합작 시리즈 ‘메리 베리 러브’ 제작에도 착수했다. 한국 제작진이 기획·연출을 맡고, 한국 배우 지창욱과 일본 배우 이마다 미오가 주연을 맡았다.
티빙·웨이브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번들 요금제도 출시했다. 이용자들은 디즈니플러스의 글로벌 IP와 더불어 티빙·웨이브·CJ ENM(035760)의 방대한 엔터테인먼트 라이브러리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전문가들은 디즈니플러스와 K콘텐츠의 협업은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한다. 방송계 관계자는 “한국은 제작 수준과 글로벌 주목도가 모두 높아 아태지역 내 가장 확실한 성장 거점”이라며 “글로벌 플랫폼과 K콘텐츠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넷플릭스 중심의 시장 구도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는 디즈니플러스가 아태지역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K콘텐츠와의 전략적 협업은 필수”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