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언 컴퍼니 제공
'당신이 죽였다' 이무생이 극 중 전소니와 이유미를 전적으로 돕는 이유를 밝혔다.
20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극본 김효정/연출 이정림) 주연 이무생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당신이 죽였다'는 죽거나 죽이지 않으면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살인을 결심한 두 여자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일본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나오미와 가나코'가 원작이다.
'당신이 죽였다'는 공개 2주 차 넷플릭스 TOP 10 웹사이트 기준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르며 78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했다. 또한 대한민국을 포함해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벨기에, 칠레, 프랑스, 독일, 인도, 이탈리아, 멕시코, 뉴질랜드, 필리핀, 폴란드 등 총 71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무생은 극 중 남들은 모르는 어두운 과거를 지닌 '진강상회'의 대표 진소백 역을 맡았다. 진소백은 백화점 명품 시계관에서 조은수(전소니 분)와 얽힌 후 그의 친구 희수(이유미 분)를 고용하게 된다. 이후 그는 심상치 않은 일을 벌이는 은수와 희수를 돕는 키다리 아저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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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자리에서 이무생은 자신이 생각했던 진소백에 대해 "어두운 과거를 가진 인물"이라며 "극 중에 등장하는 멈춰 있는 시계처럼, 그의 삶도 그 지점에서 멈춰 있는 사람 같았다, 누구도 진소백 안으로 들어올 수 없는 상태였지만 은수와 희수가 들어오면서 삶에 변화가 생겼다, 그들과 함께할 수 있었고 기꺼이 도움을 줄 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들로 인해 한 발짝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그들이 고마운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면의 아픔을 간직했기 때문에 그 누구도 쉽게 들어올 수 없는 인물이지만, 한 번 내 사람이 되면 목숨 걸고 지킬 수 있는 그런 진소백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연기 의도를 전했다.
진소백이 은수와 희수를 전적으로 조력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이무생은 "은수와 희수에게서 비슷한 아픔을 느꼈다"며 "진소백은 아이를 잃은 전사가 있는데, 그런 트라우마로 인해 아들 얘기만 나오면 손이 떨릴 정도이지 않았나, 상처 입은 사람이 또 다른 상처 입은 사람을 알아보는 것처럼, 첫눈에 그 감정을 감지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그들을 지켜보다가 내가 이들에게 했던 이야기가 트리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을 거다"라며 "희수가 아픔을 갖고 있다는 점에도 동질감도 느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아무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았던 사람이지만, 이들에게는 마음을 열 수 있겠다는 지점을 느꼈던 것"이라며 "물론 드라마에서 그 감정이 깊게 다뤄지진 않았지만, 적어도 그런 구심점을 갖고 임했다"고 설명했다.
진소백은 두 여성에게 '좋은 어른'이 돼준다. 이무생은 "진소백이 좋은 어른인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나는 그냥 진소백은 진소백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예전에는 정말 거친 삶을 살았고 큰 우여곡절을 겪으며 자신만의 규칙으로 살아온 사람이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누군가로 인해 변화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은수와 희수였다는 것, 그리고 이들이 '우리'라는 감각을 일깨워준 존재였다는 점이 중요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시작부터 좋은 어른이기보다, 부족하고 상처 많은 사람이 조금씩 타인을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변화해가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메시지였다고 느낀다"며 "그래서 자신을 가둬두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진소백을 통해 배웠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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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생은 2022년 방영작인 JTBC 드라마 '클리닝 업'에서도 조력자로 활약해 호평받은 바 있다. 그는 조력자 캐릭터의 매력에 대해 "울타리가 되어주는 인물, 전면에 나서지는 않지만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의도해서 맡은 건 아니었지만 돌이켜보면 그런 역할을 해 온 것 같다, 내 삶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나 역시 가정이 있고 사람들과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전면에 나서서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보다, 옆에서 도와주고 보듬어주는 행동에서 오는 안정감을 더 크게 느낄 때도 있다, 그런 지점이 현실과도 닿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공개 2주 차에도 좋은 성적을 낸 소감도 밝혔다. 이무생은 "지역을 넘어서 이 이야기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라며 "말하기는 어렵지만, 절대 외면해선 안 되는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생각의 끈을 놓지 말고 대면하고 성찰하게 만드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봐주신 것 같다"고 호평 이유를 밝혔다. 또한 "진심은 결국 통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진정성을 담아 만든 결과에 많은 분들이 응답해 줘서 너무 감사하다, 세상의 모든 은수와 희수에게 이 작품이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당신이 죽였다'는 지난 7일 넷플릭스를 통해 8부작 전편이 공개됐다.
aluemchang@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