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이우경 인턴기자)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가 1980년 동해 바다로 사라진 해양경찰 경비정 '72정'의 선체를 45년 만에 방송 사상 최초로 촬영해 공개하며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는 200회 특집 '72정은 응답하라' 편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는 영화감독 장항준, 방송인 전현무, 배우 이연희가 리스너로 참여해 정규 편성 후 첫 야외 촬영으로 진행됐으며, 1980년 신군부의 언론 통제 속에 묻혔던 비극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쳤다.
1980년 1월 23일, 해양경찰과 의무 전투경찰 등 17명의 청년을 태운 72정은 207함과 충돌 후 실종됐다. 하지만 당시 12.12 군사반란 직후였던 시국 탓에 사건은 철저히 은폐됐다. 유가족에게는 '불의의 사고로 실종'이라는 단 한 줄의 통보만 전해졌고, 시신 수습조차 하지 못한 채 위령제만 열려야 했다.
제작진이 입수한 해경 내부 비밀 문서에는 레이더 이상과 악천후로 인한 충돌이라는 충격적인 진실이 정확시 명시되어 있었다. 이를 본 전현무와 장항준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소름 돋는다"며 당시의 언론 검열 실태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에 '꼬꼬무' 제작진은 직접 72정을 찾기 위한 수중 탐사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지난 6월부터 국내 최고 수준의 ROV 수중드론 기업과 협력해 준비를 마친 제작진은 8월 1차 탐사에 나섰으나 거센 조류 탓에 실패했다. 그러나 영상 분석 중 희미한 붉은 물체를 포착, 지난 9월 2차 탐사를 감행해 마침내 수심 108m 아래 잠들어 있던 72정의 선체를 발견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45년 만에 세상에 드러난 72정은 옆으로 기울어진 채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주변에는 해양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세월의 무상함을 보여줬다. 이를 본 이연희는 "빨리 건져내고 싶은 마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현무는 "200회 특집을 안 했으면 인양이 차일피일 미뤄졌을 것"이라며 "여론이 형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장항준은 "국가가 우리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며 묵직한 소감을 남겼다. 제작진은 촬영 원본 전체를 해양경찰에 제공하며 인양의 단초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현대사의 비극을 재조명하며 감동을 전한 SBS '꼬꼬무'는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20분에 방송된다.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