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강동인 인턴기자) 섬뜩한 악몽을 그리는 '바늘을 든 소녀'가 영화의 제작 비화를 소개했다.
오는 10일 개봉을 확정한 영화 '바늘을 든 소녀'는 아이를 버리러 낯선 집에 찾아간 카롤리네 그리고 그 문 너머 어둠 속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을 거쳐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골든글로브 시상식 비영어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화제작이다.
'바늘을 든 소녀'는 덴마크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다그마르 오베르뷔 유아 연쇄 살인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이다. 100년 전의 코펜하겐을 배경으로 한다. 마그너스 본 혼 감독이 선택한 흑백 촬영은 단순한 고증의 문제를 넘어 관객이 이야기의 잔혹함을 감당할 수 있도록 일정한 미학적 거리두기를 제공한다.
미술과 세트 디자인 역시 사실적 복원보다는 ‘그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를 통해 재창조했다. 감독은 1910~20년대 코펜하겐의 실제 공간을 복원하는 대신 그 시대의 사진, 표현주의적 이미지 등 당시 예술의 감각을 결합해 새로운 공간적 심상을 만들었다.
벽지는 흑백 촬영에서 가장 깊은 톤을 만들어내는 붉은색과 초록색을 중심으로 구성해 화면에서 보다 풍부한 명암 구조를 갖도록 했고 세트에 흙, 연기, 안개, 물기 등을 인위적으로 뿌려 전쟁 후 빈곤과 절망이 깔린 도시의 숨 막히는 공기를 만들어냈다.
사운드와 음악 또한 이러한 연출의 연장선상에서 구축되었다. 음악 감독 프레데리케 호프마이어와 함께 전통적 시대극의 음악 문법을 완전히 벗어나는 노이즈 기반 전자음악을 만들었다. 감독은 “인물의 영혼이 부서지는 순간, 음악도 함께 부서져야 한다”라고 말하며 시대극에서 흔히 기대되는 클래식 음악을 배제했다.
이처럼 '바늘을 든 소녀'에서 촬영, 미술, 사운드는 각각 따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견고히 지탱하며 하나의 감각적 세계를 만들었다.
한편 영화 '바늘을 든 소녀'는 오는 10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사진=그린나래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