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이재인'이라는 장르였다…액션·재난·멜로 다 되는 20대의 탄생 [별 헤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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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5년 12월 06일, 오전 12:00

(MHN 홍동희 선임기자) 3일 개봉한 영화 '콘크리트 마켓'을 보러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낯선 충격을 느꼈을지 모른다. 폐허가 된 아파트, 통조림이 돈처럼 쓰이는 이상한 세상 속에서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한 소녀의 눈빛 때문이다. 18세 생존자 '최희로'를 연기한 배우 이재인. 불과 6개월 전, 스크린을 시원하게 가로지르며 "파이팅!"을 외치던 태권 소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2025년 한 해 동안 극과 극의 장르를 오가며 '아역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내고, 충무로의 대체 불가한 20대 배우로 우뚝 선 이재인. 그녀의 숨 가빴던 지난 1년을 되짚어봤다.

콘크리트 마켓
콘크리트 마켓

폐허 속에서 피어난 독기, '콘크리트 마켓'의 최희로

오늘 개봉한 '콘크리트 마켓'은 대지진 이후 물물교환으로 살아가는 냉혹한 세상을 그린다. 이재인이 연기한 '희로'는 이 지옥 같은 현실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인물이다.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절박함을 표현하기 위해 얼굴을 거칠고 어둡게 분장했고, 덕분에 어둠 속에서도 형형하게 빛나는 눈빛 연기가 더욱 돋보였다.

이재인은 "극 중 희로가 18살인데, 실제 내가 18살 때 이 연기를 했다. 그 나이에만 보여줄 수 있는 날선 에너지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갈릴지 몰라도, 어른들이 만든 부조리한 질서에 맞서 새로운 판을 짜려는 이재인의 연기력만큼은 "역시 이재인"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내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

하이파이브
하이파이브

여름을 강타한 흥행 잭팟, '하이파이브'의 완서

시간을 6개월 전으로 돌려보면, 이재인의 2025년은 뜨거운 여름과 함께 시작됐다. 6월 개봉한 영화 '하이파이브'에서 그녀는 심장 이식 후 괴력을 얻게 된 태권 소녀 '완서'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시원한 웃음을 선사했다. 

강형철 감독의 신작으로 주목받은 이 영화는 개봉 첫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이파이브'는 이재인이 가진 상업적 힘을 증명한 분기점이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난도 와이어 액션과 타격감 넘치는 연기는 "액션 천재"라는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이 작품을 통해, 이재인은 연기력과 티켓 파워를 동시에 갖춘 '흥행 요정'으로 거듭났다.

미지의 서울
미지의 서울

2026년, 한국을 넘어 세계로

스크린에서 액션과 재난물을 섭렵했다면, 안방극장에서는 감성의 깊이를 더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박보영의 학창 시절을 연기한 그녀는 "박보영과 놀라운 싱크로율"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글로벌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소속사의 영리한 전략과 배우의 노력이 만나 '이미지 소비'가 아닌 '필모그래피 확장'을 이뤄낸 셈이다.

이재인의 2026년 또한 이미 꽉 채워져 있다. 먼저 그녀의 2026년 차기작은 드라마 '스프링피버'. tvN 화제작 '얄미운 사랑' 후속으로 새해 첫 월요일인 1월 5일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또한 일본 후지TV와 공동제작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개인적인 택시'도 기다리고 있다.  차태현, 임세미 등 베테랑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전작들과는 또 다른, 보편적인 공감을 자아내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 '사바하'의 미스터리한 소녀는 자라서 재난 속의 생존자가 되었고, 괴력의 히어로가 되었으며, 이제는 전 세계 시청자의 마음을 두드리는 배우가 되었다. 2025년, 배우 이재인은 스스로가 하나의 '장르'임을 증명했다. 다가올 2026년, 그녀가 탑승한 '개인적인 택시'가 어디까지 질주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사진=MHN,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CJENM,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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