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자로 참여한 주윤발
‘마마 어워즈’는 음악 채널 Mnet의 모회사인 CJ ENM이 주최하는 K팝 시상식이다. 올해 시상식은 홍콩의 대형 스타디움 공연장인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지난달 28~29일 양일간 열렸다. 개최를 불과 이틀 앞두고 현지에서 발생한 대형 참사 여파로 위기에 놓였던 ‘마마 어워즈’는 ‘서포트 홍콩’(Support Hong Kong) 메시지를 내세우는 방향으로 구성을 전면 수정해 전 세계 K팝 팬들과 만났다.
1부 연출을 맡은 이영주 PD는 “내부에서도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지를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개최와 취소 모두 리스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홍콩 당국과도 긴밀한 협의를 거쳤다. 카이탁 스타디움의 경우 참사 발생 장소와 거리가 다소 떨어져 있어 규제 지역이 아니었던 터라 개최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전 세계 각지에서 모인 홍콩에 모인 약 8만 명의 관객들을 비롯한 수많은 K팝 팬들이 ‘마마 어워즈’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도 중요한 고려 요인이었다”면서 “음악이 지닌 치유의 힘을 바탕으로 전 세계 K팝 팬들과 함께 홍콩을 위로하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Mnet 마두식 PD
Mnet 이영주 PD
총연출을 맡은 마두식 PD는 “화재를 연상케 하는 특수효과와 LED 연출, 아티스트 의상과 가사까지 전면 재조정해야 했다. 레드카펫은 과감히 취소했다”며 “Mnet의 모든 구성원은 물론, 행사에 참여한 아티스트와 스태프들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긴박했던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영주 PD는 “‘번 잇 업’(Burn It Up)을 ‘턴 잇 업’(Turn It Up)으로 변경한 걸그룹 미야오를 비롯한 여러 아티스트들이 노래 가사를 수정해 무대를 꾸며줬다. 걸그룹 이즈나의 경우 사전에 준비한 붉은색 두건 대신 현장에 있던 검은색 테이블보를 잘라 만든 두건을 쓰고 무대를 펼치기도 했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메인 PD로 4번째 참여한 마두식 PD는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힘든 순간을 이겨내서인지 ‘2025 마마 어워즈’는 예년보다 행사 이후의 뿌듯함이 배로 컸다”고 말했다.
1일 차 호스트 박보검
'2025 마마 어워즈' 전경
마두식 PD는 “다행히 주윤발 님과 뜻이 잘 맞아 합의 하에 묵념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며 “3초만 블랙 화면이 나가도 사고로 여겨지는 방송 환경에서, 1분간 암전한 채 홍콩을 위해 기도한 그 장면이 많은 이들의 기억과 마음에 깊게 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흥’이라는 콘셉트 슬로건 아래 준비된 다수의 퍼포먼스가 축소되거나 삭제된 점은 두 사람의 마음에 진한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이영주 PD는 “박보검, 보이넥스트도어, 코르티스, 그리고 트레저 랩 라인 멤버들이 함께할 예정이었던 ‘쾌지나 칭칭나네’ 퍼포먼스가 무산된 게 가장 아쉽다. 보이넥스트도어와 배우 최대훈의 코믹한 협업 무대 또한 개인적으로 기대를 많이 했으나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두식 PD는 “넷플릭스와의 긴밀한 협의 끝에 성사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 협업 무대가 축소된 데 대한 아쉬움이 크다.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의 대결 구도를 강조한 작품의 축소판 같은 무대를 보여드리고자 했으나, 끝내 ‘골든’(Golden)이라는 노래가 지닌 위로의 힘을 강조하는 쪽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골든' 무대를 선보인 베이비몬스터
올해의 가수상을 받은 지드래곤
이영주 PD는 “K팝 산업의 위기대응능력을 체감한 좋은 예였다는 홍콩 현지 매체의 평가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했다. 마두식 PD는 “위로, 공감 등 음악이 지닌 본래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였다. Mnet 구성원들이 이번 경험을 통해 깨달은 바가 분명 앞으로 펼쳐질 ‘마마 어워즈’에도 지속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