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가 돌아온다. 그것도 과거의 영광을 소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간이 쌓아 올린 내공을 고스란히 품은 모습으로다. 지난해 연말 'MMA 2025' 무대에서 8년 만에 '으르렁'을 다시 꺼내든 순간은 단순한 레트로 소환이 아니었다. 군 복무와 개별 활동을 거친 멤버들이 다시 한 무대에 올랐고, 그날 무대는 엑소를 기억하던 세대와 처음 접한 세대를 동시에 열광시켰다.
무대 위 엑소는 놀랍도록 익숙하면서도 분명히 달라져 있었다. 얼굴은 그대로였고 퍼포먼스는 여전히 정교했다. 엑소의 이번 컴백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오는 19일 공개되는 정규 8집 '리버스'(REVERXE)가 단순한 귀환 선언을 넘어 또 다른 확장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앨범은 총 9곡으로 구성됐으며, 사랑의 시작부터 몰입, 이별의 고통까지 감정의 흐름을 하나의 서사로 엮었다. 과거 강렬한 퍼포먼스 중심의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감정의 결을 세밀하게 짚어내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록곡 '문라이트 섀도즈'(Moonlight Shadows)는 풍부한 신스 텍스처와 전자 펄스가 어우러진 R&B 팝으로, 달빛 아래 맞닿은 그림자를 소재로 한 로맨틱한 감정을 담아냈다. '크레이지'(Crazy)는 808 베이스와 일렉트로닉 팝, 브라질리언 펑크 요소가 결합한 곡으로 사랑에 빠진 혼란과 집착을 속도감 있는 전개로 풀어낸다. '서퍼케이트'(Suffocate)는 이별의 고통을 절제된 그루브로 표현하며, 성숙해진 감정 표현이 인상적이다.
타이틀곡 '크라운'(Crown)은 엑소의 현재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곡이다. 애틀랜타 트랩 드럼, 헤비메탈 기타, EDM 신스를 결합한 하드 댄스곡으로, 소중한 존재를 왕관에 비유해 끝까지 지키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SMP(SM Music Performance) 스타일을 기반으로 한 퍼포먼스는 8명의 댄서와 함께 구성되며, 멤버 각자가 왕관을 거머쥐는 듯한 포인트 안무로 서사를 시각화한다. 군무의 힘과 개인의 개성이 동시에 살아 있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들은 엑소의 이번 컴백을 두고 "아이돌 2세대가 단순한 추억 자산이 아니라 현재형 경쟁력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말한다. 실제로 엑소 멤버들은 군 복무 기간을 거치는 동안 각자의 솔로 커리어를 구축했다. 음악, 연기, 예능, 창작 영역에서 쌓은 경험이 팀 활동에 더해지며, 같은 인물이지만 다른 깊이를 가진 아티스트로 돌아왔다는 평가다.
이 지점에서 팬덤의 확장 가능성이 주목된다. MMA 무대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커뮤니티에서는 추억을 소환하는 이들과 더불어 엑소라는 그룹에 새롭게 '입덕'하는 이들의 반응도 많았다. 기존 엑소엘의 충성도 높은 지지에 더해, 지금 세대 리스너의 유입이 본격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엑소의 귀환은 단순히 한 팀의 컴백을 넘어, K-팝 산업 전반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 시간이 지나도 축적된 서사와 경험이 있다면, 아이돌은 계속해서 현재형이 될 수 있다는 증명이다. 얼굴은 그대로지만 내공은 두 배가 된 엑소. 이들의 귀환은 추억을 넘어 새로운 팬덤을 만들어갈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hmh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