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록, '흑백요리사2' 최강이 된 남자 [핫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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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6년 1월 14일, 오전 09:07

[OSEN=연휘선 기자] "척하기 위해 살아온 인생, 나를 위한 요리에서까지 조림을 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요리사 최강록이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를 우승하며 남긴 고백이 울림을 선사했다. 

지난 13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약칭 흑백요리사2)' 13회(최종회)에서 대망의 우승자가 공개됐다. 결승 주제는 '나를 위한 요리'. 지금까지 오직 음식을 먹는 타인을 우선했던 셰프들이 결승에서 만큼은 자신만을 위한 요리를 만들어야 했다. 흑수저 요리괴물 이하성은 아버지와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순댓국을 특유의 창의성과 감각을 살려 파인다이닝 디쉬로,  최강록은 자신의 기호를 반영한 깨두부를 넣은 국물 요리를 선보였다. 지켜보는 셰프들 사이 언뜻 보기에 화려하고 직선적인 맛을 자랑할 것으로 예측되는 이하성의 승리가 점쳐졌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의 선택은 만장일치로 최강록이었다. 

최강록의 마지막 요리는 이름부터 그다웠다. "깨두부를 넣은 국물 요리, 그런데 제 마음대로 만든"이라고. 평소 조린 음식 뒤에 무언가를 '곁들인'이라며 사랑받은 자신만의 말투를 곁들인 이름이었다. 주재료가 된 '깨두부'에 대해서도 그는 "힘든 걸 하고 싶지 않았고 기왕 90분이 주어졌을 때 자기점검 차원에서 깨두부를 만들어봤다. 저한테는 약간 근성 게을러지지 말아야지라고 알려준 것이 이 깨두부"라고 요리사로서의 근성을 강조했다. 

그는 요리에 대해 "좋아하는 재료들로 채워 넣은 국물이다. 심사위원 분들의 취향과는 상관 없을 지도 모르겠다. 저는 우동 국물을 좋아한다. 국물에 가게에서의 경험, 남은 닭뼈를 어떻게 할까 고민했던 기억, 파를 듬뿍 넣어 해장한 기억, 가쓰오부시 육수를 넣어서 제 마음대로 만들었다"라며 요리사로서 외식업 자영업자로서 뼈아픈 고민들을 고백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10여 년 전, 첫 요리 서바이벌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즌2(약칭 마셰코2)'에서 우승했던 최강록은 당시 기억을 소환했다. 당시 다양한 조림 요리를 선보인 그는 "저는 조림 인간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나 "컴피티션 한 번 우승한 적이 있는데 그때 조림음식을 많이 해서 '조림인간', '연쇄조림마', '조림핑' 그런 별명들을 얻어가면서 조림을 잘 못하지만 잘하는 척 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사실 공부도 많이 했다. 저도 노력을 많이 했지만, 척하기 위해 살아왔던 인생이 있다. 나를 위한 요리에서까지 조림을 하고 싶지 않았다"라며 "저한테 좀 위로를 주고 싶었다. 매일 막, 이렇게 너무 다그치기만 했는데, 90초도 써본 적이 없다. 저를 위한 요리로. ('흑백요리사2'라는) 가상 공간의 세계에서 해보고 싶었다. 이렇게 만들어보고 싶었다"라며 결승 요리의 이유를 고백했다. 

"나를 위한 요리는 라면 밖에 끓여본 적이 없다"라는 담담한 고백 이후 최강록은 먹기 전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에 대해 "수고했다 조림인간, 오늘 만큼은 조림에서 쉬어라"라며 웃었다. 여기에 '빨간 뚜껑' 소주 한 병을 페어링했다. "어울린다기 보다는 노동주, 취침주, 자기 위해서, 고됨을 한방에 날리기 위해 먹는 술이다"라고 덧붙이기도. 

최강록의 고백은 현장에서 지켜보던 셰프들도 감동하게 만들었다. 백수저 김은희 셰프는 "저거 해줘야 돼, '빨뚜', 빨간 뚜껑"이라며 울컥했고, 백수저 최유강 셰프 또한 "주방에서 딱, 수고하고 먹는 감성"이라며 공감했다. 흑수저 키친 보스 또한 "역시 나도 '위로'면 소주"라고 수긍하는가 하면, 백수저 임성근 셰프는 "강록이 멋있다!"라고 외치며 응원을 보냈다. 

이에 화답하듯, 최강록은 "사람들 또 그런 것들이 있다. '너의 킥은 뭐냐, 시그니처가 뭐냐'고. 그런데 저는 시그니처가 없다. 저는 특별한 요리사가 아니다. 모든 요리사들이 주방에서 티 나지 않게 하는 일들을 그냥 반복하는 한 사람인데 운이 좋아서 '조림핑'도 돼 봤다"라며 겸손하게, 동료 요리사들의 성실함을 치켜세웠다. 

그가 보낸 진심에 심사위원들도 그릇째 국물을 마시고 깔끔하게 접시를 비워내며 존중을 표했다. 안성재 셰프는 "모든 셰프가 그 '척'하는 시기를 겪는다. 저도 척하는 게 많다. 그래서 정직한 음식인 것 같다"라고 평하기도. 우승 후에도 환호나 기쁨보다는 현장의 셰프들을 향해 인사를 보내는 최강록의 모습이 더욱 뭉클함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최강록은 한번 더 지금도 현장에 있을 요리사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결승 미션의 주제가 나를 위한 요리가 아니었으면 '요리 괴물'님이 더 멋진 음식이 나왔을 거라 생각한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특출난 음식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 전국에 이렇게 숨어서 열심히 일하고 계시는 요리사 분들 음식을 만드시는 일을 하시는 분들과 같은 일을 하고 잇는 사람이다. 주신 말씀 잘 가슴속에 이렇게 잘 담아서 여기 이곳에서 만난 인연들 소중히 생각하며 더 열심히 음식에 대해 생각하며 살겠다"라고. 

나아가 그는 "이 것은 흑과 백으로 나눈 서바이벌 형식이지만 우승을 준 의미가 뭔지 생각하게 되더라. 음식을 하는 수많은 고수 분들도 계시고 시작하는 분들도 계시고, 엄청나게 노력하신 분들, 각자 다 잘하는 음식들이 있고, 그 음식으로 생계를 이어가시는 분들도 계시고, 살기 위해 요리하는 분들, 내 얘기 말고 음식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이야기를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요리는 제가 하는 일이다. 제가 하는 일에 모든 걸 건다"는 심사위원 안성재, "57년 요리 인생, 60년까지 채우려고 노력 중이다"는 백수저 후덕죽, "모두가 똑같이 절실하죠, 절실함의 크기가 누구는 크고 누구는 작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흑수저 서촌황태자, "일하다 쓰러진 적도 있다"는 흑수저 부채도사, "이 요리가 너무 맛있어서 포기할 수 없었다"는 흑수저 무쇠팔 등. 이들의 고백에 제작진은 "그 분들 대신 나왔다 생각하고 열심히 하자"던 최강록의 재도전 다짐을 덧붙였다.

결국 최후의 1인으로 우승자 테이블에 안착한 그는 한번 더 "자만하지 않겠다. 재도전해서 좋았다"라고 담담한 미소를 자아내기도. '마셰코2' 우승 후 계속해서 온라인에서 팬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은둔하던 그를 제작진이 끌어낸 게 첫 시즌이었다면, 재도전으로 우승까지 해낸 것마저 최강록다웠다. 그 근성으로 이름처럼 최강이 된 남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만의 꾸준함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이 그를 향해 아낌없는 축하를 보내는 중이다. 

/ monami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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