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최이정 기자] 그림에서 음악으로, 하나의 장르가 되기까지. 음악과 그림의 협업은 흔하지만, 두 매체가 하나의 언어처럼 작동하는 경우는 드물다. '일러스트 뮤직 콜라보 with 키크니'는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든 프로젝트다. 키크니 작가의 사연 일러스트에 DSP미디어의 음악적 해석을 더해, 하나의 이야기와 하나의 감정으로 완성되는 시리즈. 이 프로젝트는 ‘음악에 그림을 붙인다’거나 ‘그림에 음악을 얹는다’는 개념을 넘어서 있다. 이야기–이미지–음악이 처음부터 같은 출발선에 서 있다. 그리고 그 실험은 어느덧 여덟 번째 앨범으로 이어지고 있다.
♦︎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 그가 독자의 삶을 그리는 방식

키크니를 설명할 때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단연 ‘독자’다.
일명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로 불리는 그는 120만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일러스트레이터이다. 그의 작업은 늘 개인에게서 출발하는데, 키크니의 그림 속 주인공은 언제나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낸 평범한 사람들이다.


독자들의 댓글, DM, 사연은 그대로 작업의 재료가 된다. 연애 이야기, 가족 이야기, 일상의 고민과 좌절, 사소한 기쁨까지. 키크니는 그것을 과장하지도, 미화하지도 않는다. 대신 지나치게 솔직하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거리에서 이야기를 바라보며 응원한다. 그 거리감이 독자들로 하여금 “이건 내 이야기 같다”는 감정을 갖게 만든다.


그래서 키크니는 작가라기보다, 독자들의 SNS 친구에 가깝다. 그의 계정은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수많은 삶이 잠시 들렀다 가는 정류장처럼 기능한다.
♦︎ ‘주문제작 만화’와 언어 유희의 힘
키크니의 대표적인 작업 방식은 ‘주문제작 만화’다.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사연을 그려드립니닷!〉처럼 독자들이 상황이나 감정을 설명하면, 키크니는 그 이야기에 자신의 그림체와 언어를 입혀 다시 돌려준다. 중요한 건, 이 과정이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는 점이다.


키크니는 독자의 말을 그대로 옮기지 않는다. 대신 그 말 속에 숨어 있는 감정의 결을 찾아낸다. 그리고 여기에 특유의 언어 유희가 더해진다. 〈키크니 작명소〉에서 보여주듯, 그의 언어는 가볍고 재치 있지만 동시에 감정을 정확히 찌른다. 웃음을 주다가도, 불쑥 마음을 건드리는 이유다.




이 언어 감각은 키크니 세계의 핵심이다. 그림만 봐도 “키크니다”라는 느낌이 들지만, 문장을 읽는 순간 그 확신은 더 분명해진다.
♦︎ 사연이 음악이 되는 순간
‘일러스트 뮤직 콜라보 with 키크니’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키크니의 사연툰은 이미 완성된 이야기이지만, 이 프로젝트는 그 이야기의 다음 호흡을 음악으로 확장한다. 마치 드라마에 OST를 입히듯, 사연 일러스트의 정서를 세밀하게 해석해 곡을 새로 제작한다.


이 과정에서 음악은 설명이 아니라 감정의 또 다른 번역이 된다. 그림이 말하지 않은 여백, 문장 사이에 남아 있는 온도까지 음악으로 채워 넣는다.
♦︎함께 만들어온 목소리들
지금까지 이 프로젝트에는 베이비블루(BABY BLUE), 이진재, 브로맨스 이현석, 김유나, 모닝커피(Morning Coffee), 안솔희, 리디아(Lydia), 다무(Damu)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해왔다.




키크니의 그림이 가진 감정의 결을 이해하고, 그것을 과하지 않게 전달할 수 있는 목소리의 보컬들이 이 프로젝트의 세계를 함께 만들어왔다.
♦︎ 이 프로젝트가 계속되는 이유
‘일러스트 뮤직 콜라보 with 키크니’가 여덟 번째 앨범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이 프로젝트는 트렌드를 쫓기보다, 사람의 이야기를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키크니의 그림과 언어가 있다.



누군가의 사연이 그림이 되고, 그 그림이 음악이 되어 다시 누군가를 위로하는 순환. 이 단순하지만 쉽지 않은 구조를 꾸준히 지켜왔기에, 이 프로젝트는 하나의 장르처럼 자리 잡았다.
이 프로젝트에서 음악은 설명이 아니라, 공명이다. 키크니가 그려낸 마음의 결 위에, 또 다른 감정의 층이 포개진다. 그렇게 그림과 음악은 각자의 언어로 같은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다시, 누군가의 하루로 돌아간다.


♦︎ 여덟 번째 이야기, 〈아직 그 꿈에〉
이번 여덟 번째 앨범에는 싱어송라이터 ‘로시(Rothy)’가 가창에 참여하였다.


이번 곡은 오랜 시간 서로를 바라보며 사랑해 온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연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같은 길을 걷고, 같은 하루를 쌓아온 시간은 이별 이후에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사랑은 끝났지만, 마음은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이 사연 위에 음악을 입힌 곡이 바로 〈아직 그 꿈에〉다.
잔잔한 피아노로 시작된 곡은 기타 중심의 밴드 사운드와 스트링으로 점차 확장되며, 그리움과 희망, 불안이 교차하는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로시의 담담한 보컬은 사랑이 남긴 흔적을 과장 없이 어루만지며 긴 여운을 남긴다.

싱어송라이터 로시(Rothy)가 부른 ‘일러스트 뮤직 콜라보 with 키크니’의 여덟 번째 음원 〈아직 그 꿈에〉는 1월 28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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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일러스트 뮤직 콜라보 with 키크니'









